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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2일 야곱의 우물- 마태23,1-12 묵상/ 담장을 낮춘 선생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02 조회수437 추천수6 반대(0) 신고
담장을 낮춘 선생님

1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3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4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5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6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7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8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9또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10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11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12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지인 가운데 교직에 계시다가 은퇴한 선생님이 계신다. 남은 여생을 고향에서 지내고 싶어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가셨는데, 웬일인지 주위 분들이 자신의 집에 찾아오는 것을 은연중에 꺼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고향사람들의 집에 비해 눈에 띄게 좋은 집, 높은 담장, 육중한 대문 등이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며칠 고민하다가 과감하게 담장을 허물고, 밖에서 집 안이 훤히 보일 정도로 개방된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대문을 없애버렸다고 한다. 그런 갑작스런 변화에 어색해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전과 달리 집에 찾아오기도 하고 훨씬 편안하게 대하더라는 것이다. 본인도 담장을 낮추고 대문을 없애면서 집 밖 풍경도 아름답고 이웃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어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라고 하신다. 예수님은 이 말씀에 따른 모범을 보이셨다. 낮은 데로 가셨고 낮은 곳을 향하셨다. 낮은 자리에 앉으려 했고, 낮은 사람들과 함께했다. 기꺼이 희생의 길을 가셨다. 그래서 더욱 예수님의 행적이 부각되었다.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대부분의 인간관계도 원만하다. 어쩌면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만든 높은 벽 때문인지도 모른다. 담이 높으면 안정감을 줄지는 모르지만 집 밖의 자연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이웃과의 교류도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고향 사람들을 향해 과감하게 담을 허물고 대문을 없앤 그 선생님이 가끔은 대단하게 여겨진다. 생각해 보면 벽을 허물고 담을 낮추고 대문을 없애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마음의 벽을 허무는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송동림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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