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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17일 야곱의 우물-요한 2,1-11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17 조회수425 추천수1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그때에 갈릴래아 카나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다.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그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으셨다.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예수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두세 동이들이였다.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 갔다.
 
과방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퍼 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과방장이 신랑을 불러 그에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두셨군요."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시작 기도
하느님, 우리의 마음을 여시어 이 카나의 평범한 혼인 잔치에서 일어난 일에서 당신 아들의 '영광'을 볼 수 있는 믿음의 눈을 주십시오.

독서
오늘 복음은 우리를 갈릴래아의 시골 마을 카나에서 벌어지는 혼인 잔치에 데려갑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유다인들이 손을 씻기 위해 마련해 둔 물을 혼인 잔치를 위한 포도주로 변화시킵니다. 본문은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혼인 잔치에 와 있는 예수님의 어머니와 초대된 예수님(요한 2, 1‐2), 포도주가 떨어진 상황 앞에 놓여있는 어머니와 예수님(3‐5절),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기적과 사람들의 반응(6‐11절).
 
성경에서 혼인은 하느님과 그의 백성의 완전한 일치의 실현을 의미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호세 2, 21‐22; 이사 62, 4‐5). 이것 때문에 요한복음서에서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이 혼인 잔치에 제자들과 가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은 깊은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이 흥겨운 잔치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잔치 분위기를 돋우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포도주가 떨어집니다. 예수님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포도주가 없구나."라는 간단한 말로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예수님이 무엇인가 해주기를 간청하지만 예수님은 어머니에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 답변은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첫째,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은 그분을 죽음으로 이끌어 갈 사건들로 이어지는 전주곡인데, 예수님의 죽음은 아버지에 의해 정해진 시간 전에는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답하신 것입니다. 요한복음서 다른 곳에서 자주 보여주듯이 예수님은 항상 당신 '때(시간)'에 충실하게 사는 분으로 소개되는데(요한 7, 30; 11, 8‐9; 13, 30) 그분의 '때'는 생애의 결정적인 순간, 그분의 죽음과 부활로 그분의 구원사업이 완성을 의미합니다(요한 4, 21. 23; 5, 25. 28). 요한의 마음 안에서는 예수님의 탄생과 공생활도 중요하지만 항상 그의 강조점은 그분의 죽음과 부활에 있습니다(1코린 15, 3‐4).

둘째, 예수님이 어머니에게 한 답변은 구원 역사에서 그분의 '어머니'로서 해야 할 소명을 암시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요한복음서에서는 마리아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항상 '예수의 어머니'라고만 부르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는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십자가 밑까지 아들의 죽음과 영광이라는 시간에 함께 동반하면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전달하면서 '그리스도의 환난에서 모자란 부분'을 몸으로 채우게 될 것입니다(콜로 1, 24; 루카 1, 38).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것을 요한은 '기적'이 아니라 '표징'이라고 부릅니다. 믿음을 낳는 그리스도의 말과 행위를 요한은 표징이라고 부르는데 기적적인 사건 아래 감추어진 그분의 신비 계시를 가리키는 표지입니다.

이 카나의 혼인 잔치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여섯 가지 표징의 시발점이자 모델이 됩니다. 표징으로서 예수님이 사람들을 위해 한 행위나 말은 오직 믿음의 눈으로만 벗겨낼 수 있는 더 깊은 가치를 지닙니다. 혼인 잔치에 예수님 옆에 있던 어머니와 제자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포도주의 표징에서 예수님이 구약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 시대를 여는 메시아임을 알아볼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그분의 영광을 보고 그 분을 믿었다.",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라는 말은 예수님의 '시간', 십자가 위의 죽음과 부활을 가리키면서도 그것을 본 사람들 편에서는 그 '놀라운 체험'에 의해 삶이 변화되었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요한 1, 12‐13에 따르면 인간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1, 12) 예수님의 어머니가 사람들에게 "그가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하여라."(2, 5)고 하신 말씀은 바로 이런 구원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감추어진 신비를 보도록 사람들을 이끌어 줍니다.

성찰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혼인 잔치에 가져오시는 신선한 포도주, 아무도 맛보지 않은 포도주를 통해 그분의 영광을 보게 됩니다(이사 62, 1‐5). 그 포도주는 예수님 자신이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 바로 그분 자신으로 (요한 4장) 우리를 위해 '쏟아 부은 피'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혼인 잔치에서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기다려 온 그 향기 나는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선물, 메시아의 도래가 실현하는 기쁨의 표징이 됩니다.

기도
"와서 주님께 환호하세. 우리 구원의 바위 앞에서 환성 올리세. 감사드리며 그분 앞으로 나아가세. 노래하며 그분께 환성올리세."(시편 95, 1‐2)
임숙희(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성서영성 신학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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