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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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0 조회수1,315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1월 10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We are unprofitable servants;
we have done what we were obliged to do.
(Lk.17.10)
 
제1독서 지혜서 2,23ㅡ3,9
복음 루카 17,7-10
 
 
새벽을 열며 묵상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공지사항 한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그것은 약 열흘 동안 새벽 묵상 글과 새벽 방송 그리고 기타 인터넷 안에서의 활동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부터 11월 22일까지 제 동창 신부들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오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제 서품을 받기 전에 다녀오는데, 서품을 받을 때 IMF가 터져서 못 갔고 사제서품을 받은 지 10년이 된 지금에서야 성지순례를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지순례를 떠나는 오늘부터 인터넷 안에서의 모든 활동을 잠시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하면서 이렇게 떠납니다. 성지에서 여러분 모두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그러면 오늘의 새벽 묵상 글 시작합니다.

공부는 안 하고 날마다 놀러만 다니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모습이 몹시 못마땅한 아버지가 하루는 아들을 불러놓고 무섭게 꾸짖으셨지요.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는 링컨이 네 나이였을 때 뭘 했는지 아니?”

“몰라요.”

“링컨은 네 나이 때 쉬지 않고 공부하고 연구했단다. 그래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 된 거야.”

그러자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 저도 링컨은 알아요. 그런데 그분이 대통령 된 것은 아마도 아버지 연세였을 거예요.”

우리는 남들과 비교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의 모습입니다. 특히 겸손한 마음 자세를 가지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종의 비유 말씀을 해주시면서 이러한 자세로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사실 작은 행동 하나 한 것을 가지고도 생색내려는 우리입니다. 나의 선행 하나를 통해서 많은 이득을 보아야 한다고 착각하는 우리입니다. 또한 내가 손해 보고 있다면서 억울해 하는 우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인 것입니다.

겸손한 종의 모습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주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 모습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이고 잘못된 것처럼 생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1독서에서 이야기하는 의인처럼 주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화를 얻게 되기 때문에, 결국에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지금 나의 모습은 주님 앞에 과연 겸손한 종의 모습일까요? 아니면 교만한 종의 모습일까요? 성지순례를 떠나면서 바로 내 자신에게 던져지는 묵상 주제가 될 것 같네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오해를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의 삶이 예술이라면 당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해석은 그 사람의 수준에 달려 있다.(커널)




진리를 파는 가게(앤소니 드 멜로, ‘종교 박람회’ 중에서)

간판을 보고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진리를 팝니다. 각종 진리 일체'

판매원 아가씨는 매우 예의발랐다.

“무슨 종류를 사시려고요? 부분 진리를 원하세요, 아니면 전체 진리를 찾으세요?”

“전체 진리, 그럼요. 전체 진리를 보여 주시오. 속임수는 필요 없소. 변명도, 합리화도, 평이하고도 명료한 나의 진리, 그게 내가 바라는 거요.”

아가씨는 가게 안의 다른 부분을 가리켰다. 그쪽이 전체 진리를 파는 곳이란다. 그곳 판매원은 안 쓰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정찰을 가리켰다.

“값이 몹시 비싼데요, 선생님.”

“얼마요?”

값이야 얼마든 전체 진리를 얻고야 말리라고 마음먹고 나는 물었다.

“이걸 가져가시면 여생의 모든 평안을 잃는 값을 치르시게 됩니다.”

나는 슬픈 마음으로 가게에서 나왔다. 싼 값으로 오롯한 진리를 얻을 수 있을 줄로 나는 생각했던 것이다. 아직도 나는 진리를 위하여 값을 치를 각오가 되어있기는커녕 걸핏하면 평온과 안일을 갈구하고 있고, 아직도 나 자신을 두둔하고 합리화하여 조금씩 스스로를 속일 필요가 있으며, 아직도 의문의 여지없이 확고한 나의 믿음들이라는 은신처를 찾고 있다.
 
 
 
yiruma-kiss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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