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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0 조회수1,205 추천수19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32 주간 화요일 -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저는 어렸을 때부터 ‘행복’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고 그것은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습니다.

우선 행복하기 위해서 돈을 좀 벌어야 하니 공부도 열심히 해야 했고 건강해야 하니 운동도 열심히 했고 예쁜 여자와 사귀고 결혼도 하고 싶었었습니다. 나름대로 계획했던 행복으로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하느님께서는 결혼해서 사는 것보다 사제로 사는 것이 더 보람 있고 행복할 것이란 생각을 제 마음에 넣어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을 성소로 확신하고, 그러나 오랜 갈등 끝에 다니던 대학을 포기하고 신학교에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게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다 버리고 주님을 따랐으니 주님께서 더 행복하게 해 주실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입학 초기엔 엄한 규율과 공부와 위계질서 안에서 행복하다기 보다는 짜증이 많이 났습니다.

‘내가 밖에 있었으면 여자 친구도 사귀고 취직도 해서 돈도 벌고 술도 마시며 재밌게 살텐데, 그런 것까지 다 포기하고 들어왔더니만 기대했던 만족이나 기쁨은 어디 있는 거야?’

저는 하느님께 무슨 큰 재물을 봉헌하는 듯이 그래서 큰 손해를 보면서까지 주님을 따르고 있는 듯이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여가 지나고 사순절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며 그냥 밥을 굶어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식사 시간에 빠지면 안 되기에 밥을 먹으러 내려가긴 했지만 밥을 먹지는 않았습니다. 이틀 정도 밥을 안 먹으니 뱃가죽이 등에 붙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잠이 오지 않고 눈물까지 났습니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침 미사에 나갔습니다. 하도 배가 고파서 성체가 그냥 배를 채울 수 있는 자그마한 빵으로 보였습니다. 미사가 그리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습니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 성체만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성체를 받아 입에 넣는 순간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였습니다.

‘나는 다만 몇 끼니만 안 먹어도 살 수 없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구나!’

‘이 분은 내 배를 채우기 위해 당신 살을 떼어주시는데 나는 불평만 하고 있었구나!’

 

그리고 아침 식사를 하는데 정말 밥알 하나하나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 거의 밥알을 세어가면서 먹었습니다. 주님이 아니시면 그런 밥알 하나도 먹을 수 없는 존재인데 내가 그분께 무엇을 드리고 있었다고 교만해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그분께 받는 것에 비하면 우리는 우리 생명까지 바친다 해도 그 분 앞에서는 머리를 들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바치는 모든 것까지 다 그분께서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주님의 도구가 되기 위해 내가 무엇을 버리고 들어왔다고 생각하기보단 불러주신 하느님께 그저 감사하게 되었고 그래서 행복하게 되었습니다.

‘하필 왜 나를 불러주셔가지구!’가 아니라 ‘이런 저를 불러주시다니요!’가 되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주인을 위해 일을 한 종이 주님께 취해야 할 자세를 가르쳐주십니다.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이 말씀은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을 낮추기 위해서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더 행복하게 당신을 따르라고 하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낮아질수록 더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불행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교만 때문입니다. 사탄이 아담과 하와를 자신이 범했던 것처럼 교만으로 유혹해서 성공하였기 때문입니다. 교만으로 인해 잃은 천상 행복은 당연히 겸손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사탄은 지금도 예수님을 사막에서,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거든...”하며 먼저 교만으로 유혹하였듯이 우리도 하느님 앞에서 무엇이나 된 듯이 교만해지게 유혹하고 있고 어느 정도는 성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세 번씩 삼종기도에서 고백하듯이,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혹은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라는 겸손으로 산다면 아담과 하와가 교만으로 잃었던 행복을 다시 누리며 살게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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