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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주님을 따르는 이의 빈자리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02 조회수1,569 추천수2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22주간 수요일 - 주님을 따르는 이의 빈자리

 

 

 

어제 저와 함께 지내던 신부님이 다른 곳으로 부임하시고 여기로 또 다른 신부님이 부임하셨습니다. 전에 계시던 신부님은 제 서품동기이고 새로 오신 분은 제 입학동기입니다.

새로 오셨으니 방도 청소해야하고 짐도 정리해야 해서 전에 있던 본당의 자매님들이 몇 분 오셔서 도와주셨습니다.

일을 마치고 신부님은 자신의 짐에서 이것저것 꺼내어 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그 자매들에게 수고했다고 다 주었습니다. 선물 받았던 것들을 다 꺼내주는 모습을 보고 그 사람들에게 참 고마워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차까지 한잔씩 하고 시간이 늦어지자 자매님들은 아이들 때문에 집으로 바로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분들이 다 떠나가셨을 때, “멀리서 와서 수고만 해 주셨네. 그 분들 참 좋죠? 아무 것도 못 해 줘서 죄송하네!”라고 몇 차례나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신부님이 해 줄 수 있는 대로 해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신부님은 계속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아마 주실 수 있는 것이 더 있었으면 다 주셨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TV 프로에서 혼자 사시는 연세 많으신 딸이 당신의 어머니와 함께 사시며 효도하시는 모습이 방영된 것을 보았습니다. 딸도 글을 모르는지라 운전 면허증이 없어서 걷지 못하는 어머니를 트랙터 앞에 태우고 바람을 쐬어드리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PD가 물었습니다. “따님이 좋으세요?”, 할머니는 “그럼!”, “뭐가 그리 좋으세요?”, “응~ 나한테 잘해주니까!”

참 단순하신 분들은 진리를 깨닫고 계십니다. 맞습니다. 잘해주니까 사랑스러운 것입니다. 나에게 사랑스러운 사람은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이고 그래서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은 것입니다.

 

사람도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좋아하고 무엇이든 주고 싶은데 하물며 하느님은 어떠시겠습니까?

예수님은 오늘 베드로의 장모 집에 가십니다. 사람들이 베드로의 장모가 열병으로 앓아 누워있다고 아룁니다. 예수님은 곧 가서 장모의 병을 고쳐주십니다.

베드로의 장모가 기적을 청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렸기에 예수님께서 치유 해 주신 것입니다.

제 생각으론 베드로의 장모는 ‘화병’에 걸려 누워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딸을 시집보내 놨더니 사위가 딸을 벌어 먹일 생각은 하지도 않고 예수라고 하는 가난한 사람을 쫓아다니며 집을 소홀히 하는 것을 보아야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장모의 병을 고쳐주시며 당신이 아내를 버리고 자녀를 버리고 따를만한 가치가 있는 분이심을 일깨워주십니다. 또 그 집으로 몰려드는 모든 사람의 병을 고쳐주심으로써 베드로의 위상과 그 집안의 위상을 높여주십니다.

왜 성경엔 유일하게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 가운데서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주시고 또 그의 집에서 많은 기적을 행했다는 것을 기록해 놓았을까요?

베드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의 대표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서 그의 빈자리를 더 큰 은총으로 채워주신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당신께 잘 해 주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면 그들에게 더 많은 은총을 주시는 것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면 아내에게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처가에도 잘 하는 것처럼, 예수님도 당신께 잘해주는 이들의 가정에게도 축복을 내려주시는 것입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 어떤 수도회의 수녀님들이 저를 그 수도회에 입회하도록 무던히도 애를 쓰셨습니다. 저는 사제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더구나 수도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더 없었는데 자꾸 그러니 적당한 핑계를 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형 둘이 대학을 못 갔으니 저라도 가족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수녀님이 “네 빈자리는 하느님께서 몇 배로 채워주실 거야.” 하셨습니다.

정말 주님을 따르기 위해 제 자신을 봉헌하니 하느님께서는 알아서 저의 빈자리를 채워주셨습니다.

그런데 가끔 집을 걱정하면 걱정하는 만큼 안 좋아지고 그냥 주님께 맡기고 주님을 따르는 일에만 충실하면 집에 아무런 걱정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걱정하면 주님께서 “그럼 네 힘으로 해 보아라.”하시며 당신이 채워주시는 일을 중단하십니다. 따라서 ‘나의 빈자리는 주님께서 다 채워주신다.’라는 믿음으로 봉사하는 사람은 그 부족한 것을 주님께서 다 채워주실 것입니다.

 

가족을 위해서 주님을 따르는 길을 포기하는 사람을 여럿 보았습니다. 그들은 육체로는 주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마음은 아직 가족 안에 남아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려거든 가족을 버리라고, 아니 미워하라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며 그들의 빈자리를 당신께서 다 채워주시고 영광을 주실 것임을 보증하고 계십니다.

가족을 위해서 봉사를 하기를 멈추거나 주님을 따르는 일을 포기하지 맙시다. 내가 있는 것보다 주님을 따르면 훨씬 더 많은 은총이 가족에게 내릴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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