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랑의 공동체2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28 조회수496 추천수8 반대(0) 신고

새벽부터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많이 쏟아지더니 지금은 비가 그쳤습니다. 여전히 구름이 끼고 젖은 날씨이지만 세찬 비가 한차례 지나가서인지 나무들과 꽃들도 여느 때와는 달리 다소곳한 모습입니다. 새의 모이를 한 곳에 두었더니 Mocking bird가 와서 한가로이 먹고 있습니다.

저희 본당 공동체는 바자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여러 가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물론이고 성전을 샀을 때 진 빚을 갚기 위한 얼마간의 돈도요. 이 모든 것을 이루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옷, 신발, 모자 등의 잡화를 사러 온 멕시코 혹은 미국사람들에게도 환영을 아끼지 않고 신자로부터 기부 받은 모든 물건을 너무나 싼 가격에 팔았고 또 찾으신 한국 분들과 본당 교우들을 위해 마련한 음식, 반찬, 곡물, 김치 등도 '하하 호호' 웃으며 기분 좋게 장사하였습니다.

사실 구역이 아니면 잘 알지 못했던 교우들을 더 잘 알게 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미사에서는 늘 먼발치로 뵙지만 얘기를 해 보지 못했던 분들과도 담소를 나누게도 되었습니다.

바자회를 마무리하며 경품 추첨을 하였는데 2등이 노트북이었어요. 누군가가 당첨이 되었지만 주일학교로 다시 도네이션을 해 주셨습니다. 사실 사목회에서 주일학교를 위해 마련하신 거라고 누구든지 당첨이 되면 반강제로(?) 기부를 하시게 할 생각이셨다는 말씀을 듣고 감사했습니다.

주일학교 사정도 많이 열악합니다. 주일학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도 성당에 한 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전체 합쳐 100여명이 조금 넘는 공동체 인원으로 5년 전에 저희만의 성전을 마련하고 셋방살이 겨우 벗어나 우리만의 미사를 주님께 봉헌하게 된 것도 기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도 다른 제반 시설이나 필요한 것들이 제대로 구비가 되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지금은 옆 도시의 본당 신부님이시지만 오래전에 우리 공동체의 주임 신부이셨던 신부님께서 저희 본당의 사목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시며 당신의 전 재산 6,000달러를 본당에 주시며 반드시 우리만의 성전이 건립되기를 소망하신다고 당신의 뜻을 남겨두고 가셨다고 합니다. 금액은 6,000달러였으나 아마도 그 돈의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할 수 없는 것이었겠지요. 그리고 신부님의 간절한 뜻이 담긴 그 돈이 주춧돌이 되어 본당 교우들의 정성과 사랑이 모여 지금은 우리만의 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교구에 갚아야할 돈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에 이렇게 바자회를 통해 신립금을 마련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공동체 안의 한 사람이 사실 2역, 3역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봉사직도 누구든지 여러 가지를 동시에 맡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민 와서 타국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기도 바쁜 와중에 성당의 일이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평불만 하지 않는 것은 공동체안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여주는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본당 공동체를 위해 일을 하며 우리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애정과 사랑은 더욱 커져 갑니다.

어느 곳이든지 각 공동체마다 안고 있는 힘든 점은 다들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통해 우리는 주님이 원하시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가길 진심으로 빕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공동체, 서로가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으로 다가가는 공동체, 공동의 이익과 선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 주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가요. 우리가 어느 곳에 서 있든지 각자가 서 있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말이예요.

많이 피로해서 오전에 자고 났더니 거뜬해졌어요. 저야 이렇게 집에 있어 피로도 바로바로 풀 수 있지만 매일 일을 해야 하는 우리 교우 형제, 자매님들이 다들 몸살 나지 않고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힘으로 오늘도 힘차게 살아가시기를 부활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빕니다.

이곳을 찾는 모든 분도 오늘 주님 안에 힘차게 부활 3주간 화요일을 출발하세요. 내 이웃을 통해 그리고 나 스스로를 통해 하느님을 진실 되게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날 되세요. 부족한 글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성모성월이 다가 옵니다. 빨간 장미를 보며 어머니의 크고 따뜻한 사랑을  느낍니다. 비를 머금은 빨간 장미 사진도 한 장 올려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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