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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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의 고통, 기도, 보속
작성자박현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18 조회수1,791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수께서는 지프타엘이 건설되어 있는 산 밑에 다시 와 계신다. 그러나 앞서 마차가 지나간 주요한 도로 (이렇게 부르기로 하자) 또 노새가 다니기에 알맞은 길에 계시지 않으신다. 그렇지 않고 매우 가파르고 구멍과 깊이 갈라진 틈 투성이인 사람이 걷기 어려운 험한 산길에 계신다. 그 산길은 산에 바짝 붙어있는데, 괴물의 발톱으로 할퀸 듯이 깎아지른 암벽을 쪼아서 낸 것 같다. 암벽 반대편은 또 다른 심연으로 내려가는 구렁텅이로 경계가 지어졌는데, 그 구렁텅이 저 밑에는 요란스러운 급류가 흰 거품을 일구고있다. 거기서는 한 발만이라도 헛디디는 것은 희망없는 추락을 뜻한다. 이 가시덤불이나 다른 야생식물 덤불에서 튀어올라 다른 가시덤불이나 다른 야생식물로 떨어질 것이다. 그 나무들은 어떻게 났는지 바위틈에서 돋아나서 초목들이 보통 그러는 것처럼 수직으로 서 있지 않고, 그 놈들의 위치가 강요하는 데 따라서 비스듬히 서 있거나 아예 수평으로 서있기도 한다. 한번 발을 헛 디디는 것은 저 초목들의 빗살 같은 모든 가시에 몸이 찢어지거나 심연 위로 기울어져있는 뻣뻣한 나무줄기의 충격으로 허리가 부러진다는 밀이 된다.

 

한발 헛디디는 것은 낭떠러지의 암벽에 삐죽삐죽 나와 있는 날칼운 돌에 부딪혀 찢긴다는 뜻이 된다. 한 발 헛디디는 것은 피를 흘리고 부러진 몸으로 요란 스러운 급류의 거품이 이는 물에 가서 빠져서 세차게 흐르는 물이 후려갈기는 뾰족한 바위투성이인 밑바닥에 가라앉아있게 된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도 예수께서는 이 산길의 급류에서 뽀얗게 올라오고, 윗쪽 암벽에서 스며나오고 약간 오목하다고 할 깎아지른 이 암벽에서 돋아난 나무들에서 떨어지는 습기로 인하여 한층 더 위험한 바위를 깍아서 만든 이 산길을 걸어 가신다. 예수께서 천천히 조심성있게, 어떤 것은 흔들리는 뽀족한 돌을 딛고 가는 발걸음을 세시면서 가신다.

 

때로는 길이 하도 좁아지는 바람에 암벽에 착 붙어서 가셔야 하고, 또 극도로 위험한 통로를 건너가시기위하여 암벽에 늘어져있는 나뭇가지를 붙잡으셔야 한다. 예수께서는 서쪽면을 이렇게 돌으셔서 남쪽면에 이르셨는데, 그 곳에서는 꼭대기에서 깍아지른 듯이 내려오던 산이 다른 데보다 더 오목하게 되어서 산길이 더 넓어진다. 그러나 그대신 윗쪽의 높이가 낮아져서 어떤 곳에서는 예수께서 바위에 머리를 부딪히지 않기 위하여 몸을 숙이고 걸어나아가셔야 한다.


예수께서는 무너져내린 돌더미 때문에 산길이 갑자기 끝나는 것 같은 곳에서 걸음을 멈출 생각이신 것 같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시다가 무너져내린 돌더미 아래 동굴이, 아니 동굴이라기보다는 산이 갈라진 틈이 하나있는 것을 발견하신다. 그리고 무너진 돌더미 사이로 해서 그리로 내려가신다. 그리고 그리로 들어가신다. 처음에는 갈라진 틈이지만, 안으로는 무슨 목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나 아주 오래 전에 곡괭이로 산을 판 것같이 넓은 동굴이다. 바위가 자연적으로구부러진 곳에 사람이 만들어 놓은 구부러진 곳이 합쳐졌는데, 사람이 들어오는 쪽의 갈라진 틈과 반대되는 쪽에 일종의 좁은 복도를 파놓아서, 저 안쪽에는 띠 모양의 빛이 있고 거기에는 나무들이 보여, 그 복도가 어떻게 산의 돌출부를 남쪽에서 동쪽으로 자르고 들어오는지를 보여준다.


예수께서는 어둡고 좁은 그 복도로 들어가셔서 뚫린 구멍에 이르시도록 지나가신다. 그 뚫린 구멍은 예수께서 지프타엘에 올라가시기 위하여 제자들과 마차와 같이 걸어가신 길 윗쪽에 있다. 예수의 정면으로는 눈덮인 대헤르몬산이 반짝인다. 원시적인 층계가 산허리에 파져있는데, 산이 여기에는 깎아지른 것 같지도 않고 치받이도 내림받이도 없다. 그리고 이 층계는 계곡에 있는 노새가 다니기에 알맞은 길로 연결되고, 지프타엘의 소도시가 있는 꼭대기에도 연결된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답사에 만족하신다. 다시 넓은 동굴 속으로 돌아오셔서 잘 가려진 곳을 찾아서 바람에 불려 동굴 안으로 들어온 마른 잎들을 쌓아 놓으신다. 예수의 몸과 아무것도 없는 찬 땅바닥 사이에 마른 잎을 한겹 쌓은 매우 보잘 것없는 침대이다. ...예수께서는 그위에 쓰러지셔서 손을 머리 밑에 넣으시고 둥근 바위천장을 똑바로 쳐다보시며 생각에 잠긴 채 꼼짝하지 않고 누워계신다.

 

힘에 부치는 노력이나 고통을 견디어낸 사람처럼 정신이 멍하신 것 같다. 그러더니 흐느낌 없이 눈물이 천천히 눈에서 흐르기 시작하여 얼굴 양쪽으로 흘러내려 귀쪽에 있는 머리카락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되는데, 마침내는 틀림없이 마른 잎까지 내려갈 것이다....예수께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말씀도 없고 움직이지 않으시며 우신다...그리고 일어나 앉으셔서 무릎을 세우시고,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으시고 깍지낀 손으로 무릎을 감싸시고는 멀이 떨어져 계신 어머니를 마음을 다하여 부르신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제 영원한 즐거움! 오! 어머니! 오! 어머니! 오! 어머니께서 아주 가까이에 계셨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왜 하느님의 유일한 위안이신 어머니를 항상 모시지를 못합니까?"


동굴의 공동(空洞)만이 불완전한 메아리의 중얼거림으로 예수의 말씀과 흐느낌에 대답하는것 같고, 동굴도 가장 구석진 곳과 바위와 아마 지하수의 작용에 제일 많이 노출된 구속에 매달려 있는 종유석으로 흐느끼는 것 같다. 예수의 울음은 비록 어머니를 부르는 것만으로는 위안을 받으신 듯 더 조용하기는 하지만 계속된다. 그리고 천천히 혼잣말로 변한다.


"그들은 떠났다...그런데 왜? 또 누구를 위하여? 왜 나는 그 고통을 주어야 했나? 그렇지 않아도 벌써 세상이 내 하루를 고통으로 가득채우는데. 왜 나 자신에게 그 고통을 주어야 했나?....유다!..."

광야에서 유혹을 당할 때에 원수와의 싸움도 지금과 비교하면 기분좋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있는 그대로 힘을 가진 용사로서 과감하게 그 싸움을 감행했습니다. ...오! 아버지!...그런데 지금은 사랑이 없고, 너무나 많은 사람과 너무나 많은 일을 아는 것으로 인해서 제 힘이 둔해졌습니다.

사탄이 떠나리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혹이 끝난 다음에는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마귀의 유혹을 당할 수있는 사람이 된 것에 대해서 아버지의 아들을 위로하려고 천사들이 왔습니다. 그러나 친구가 멀리 보내진 친구들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자기를 가까이에서나 멀리서 해치는 믿지 못할 친구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시간이 지나가면  유혹이 멎지 않을 것입니다. 유혹이 멎지 않을 것입니다. 그 시간에, 또 그 시간이 지난 후에 저를 위로하기 위하여 아버지의 천사들이 오지 않을 것입니다. 천사들은 오지 않고 세상이 그의 온갖 증오와 조소와 몰이해를 가지고 올 것입니다. 그리고 믿지 못할 사람, 배신자, 사탄에게 매수된 사람이 올것입니다. 점점 더 가까이 점점 더 삐뚤어지고 점점 더 메스꺼울 지경이 되어 올 것입니다. 아버지!"


이 부르짖음은 참으로 비통하고 공포의 부르짖음이고 호소이며, 예수의 마음의 동요는 게쎄마니의 시간을 연상시킨다.


"아버지! 저는 그것을 압니다. 그것을 보고 있습니다...제가 여기서 괴로워하고 장차도 괴로워하겠고, 또 제 고통을 그들의 회개를 위하며 그리고 제 품에서 억지로 떼어내져서 꿰뚫린 심장을 안고 그들의 운명을 향하여 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드리는 동안 그 사람은 사람의 아들인 저보다 더 큰 사람이 되기 위하여 자기를 팔고 있습니다.! 제가 사람의 아들이지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저 혼자만이 사람의 아들이 아닙니다. 인류는, 생식력이 강한 하와는 아들들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죄없는 아벨입니다마는 인류의 후예 중에는 카인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버지의 눈으로 볼 때 흠 없는 사람의 아이들이 그랬어야 할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맏아들이지마는, 죄중에 태어난 그 사람은 그 사람은 독이 든 열매를 깨문 다음에 된 것과 같은 사람들 중의 첫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자기 안에 혐오감을 주는 요소와 거짓말로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과 반애덕, 피에 굶주림, 돈에 대한 탐욕, 교만과 음란을 가지는데 그치지 않고, 천사가 될 수있는 사람인데도 마귀 같은 사람이 되려고 사탄이 되어갑니다. ...'그리하여 루치펠은 하느님과 같게 되기를 원하였고, 그 때문에 낙원에서 쫓겨나 마귀가 되어 지옥에서 살았습니다.'


예수께서는 천천히 미끄러져내려 무릎을 꿇으시고 이제는 얼굴을 땅에 대고 기도하신다.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 짧은 겨울해의 빛이 어두운 동굴 안에서 시간이 되기 전에 죽어버리고, 급류의 요란한 소리는 어두움이 계곡을 감싸는 데 따라서 더 세어지는 것 같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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