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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9/13)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09-13 조회수2,232 추천수27 반대(0) 신고

<형제 여러분, 내가 복음을 전한다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부모가 자식을 기르고 돌보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도 마땅한 일이다.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는 일도 마땅한 일이고

농부가 농사를 짓고, 상인이 장사를 하는 것도 마땅한 일이다.

청소부가 청소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마땅한 일이고

사도가 복음을 전하는 것도 마땅한 일이고 당연한 일일 뿐이다.

 

그것이 자랑거리나 칭찬받을 일도 아니고

지극히 당연한 일일 뿐이다.

 

사제가 신자들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도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다.

종이 주인을 위해서 일하는 것도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다.

그게 무슨 자랑거리가 되겠는가?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런 지극히 당연하고 마땅한 일을 하면서도

무슨 댓가를 그리도 바라는지...

남이 나를 인정해 주기를 바라고,

남이 나를 칭찬해 주기를 바라고,

남이 나에게 응분의 보상을 해 주기를 바라고...

 

내가 사제로서

미사를 봉헌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 백성을 위해서 기도하는 일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내가 사제로서

성사를 집전하고 상담을 해주고 어려운 사람을 찾아보고

환자들을 위로해 주는 일은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다.

내가 수도자로서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장상에게 순명함을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다.

내가 수도자로서

가난한 사람이 되고 가난한 자의 벗이 되어야 함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내가 수도자로서

정결한 삶을 살고 모든 이의 연인이 되어주어야 함은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다.

내가 수도자로서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나누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은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당연하고 마땅한 일을

그런 것이 아닌 양,

대단한 일을 하는 양,

아니면 아주 힘든 일을 하는 양,

거드름을 떨고

게으름을 피고

남에게 은근히 알아주기를 바란다면

이 어찌 부끄러운 일이 아니랴.

 

종이 마땅한 일을 해 놓고

주인의 칭찬만을 기대하고

그렇지 않을 때 언짢아 할 수야 없지 않는가 말이다.

 

내가 밥을 먹는 것이 마땅한 일이듯이

기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

내가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도 마땅히 해야할 일이듯이,

배우는 일도 당연히 해야할 일인 법이다.

내가 책임자로서 지시를 해야하는 입장에 있는 것도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면,

내가 종이 되어 청소하고 설겆이 하는 것도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

내가 다른 직책 때문에 남에게 때로 대접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면,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손님방 준비를 해야하는 것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래, 이 모두가 마땅히 해야할 일일진대

뭐가 그리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가?

 

종이 뭐가 그리 불만이 많은가?

그냥 마땅히 해야할 일을 했을 따름이고

그런 일을 주심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

 

사도 바오로는 그래서 위대하다.

이방인의 사도이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 아니라

마땅히 자신이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올바로 파악하였기에 위대하다.

 

오늘부터 내가 해야할 마땅한 일을 위해

회관 직원들과 강릉지역 수해민들을 위해

며칠간 수해복구 지원을 나간다.

회관 일도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면

추석을 앞두고 망연자실하고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드리는 것도 마땅히 해야할 일이기에...

 

주님, 제가 하는 모든 일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따름임을 깨닫게 하소서.

모든 일이 당신이 주시는 선물이고

그 무엇하나 거부할 것이 없고

마땅히 해야 할 일임을 늘 잊지 않게 하소서.

그래야만 지침없이 당신의 일을 기쁘고 행복하게 늘

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종임을 늘 자랑스러워 하게 하소서.

그래서 주인의 칭찬을 오히려 송구스럽게 여기게 하시고

당신이 일을 주심에 깊이 감사드리고

주인의 맘에 드는 일에 늘 충실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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