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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99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5 조회수476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재의 수요일]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6.16-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1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2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3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4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5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17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18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은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는 중대한 사건을 앞두고 준비하는 기간을 상징하고 정화하는데 필요한 기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노아의 홍수 때는 40일간 주야로 비가 내렸으며, 이스라엘 민족이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40년간 광야에서 헤맸으며, 모세가 하느님의 계명을 받기 위하여 40일간 주야로 재를 지냈으며, 예언자 엘리야가 호렙 산을 가기 위하여 40일을 걸었으며, 예수님께서는 40일간 광야에서 단식을 하시고 복음을 선포하셨으며, 승천하시기 전 40일을 저희와 함께 머무셨습니다.

우리는 죽으면 모두가 한줌의 재가 되어 다시 땅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저희를 흙으로 빚으셨기에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몸은 흙에 불과하고 살아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아직 숨결을 불어 넣어주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숨결을 느끼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라 할 것이며 또, 숨결을 하느님께서 거두어 가시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흙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기에 선을 행하고 복된 죽음을 맞이하는 善生福終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준비하며 참회와 보속, 그리고 희생의 삶을 다짐하는 40일간의 준비기간 동안 저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생각하며 반성하는 기간으로 삼겠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여 개선한 장군에게 군중들이 열열이 환호하자 옆에 있던 노예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외쳤다는 일화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산다면 우리 삶의 방식은 많이 변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은 올바른 자선, 올바른 기도, 올바른 단식에 대하여 말씀하고 계십니다. 오늘 가르침에서 공통어는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런 짓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기자들을 대동하고 군부대를 방문하고, 불우이웃들이 모여 사는 시설을 방문하여 사진이나 찍고 가는 그런 짓들을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이 지금 계셨으면 "그런 연출은 하지 말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올바른 자선, 올바른 기도, 올바른 단식은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루카 17,10)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올바른 자선 등이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제가 어떻게 묵상하든 '어떤 상에도 머물지 않고 행하는 不住相 보시는 그 복덕이 헤아릴 수 없이 크다'는 금강경의 가르침과 '성인은 몸을 뒤로 하기에 그 몸이 앞서며, 몸을 버리기에 그 몸이 존재하는 것이며, 이는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다' 하신 노자의 가르침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사로움이 없이 행하는 것이 올바른 자선이며, 올바른 기도며, 올바른 단식일 것입니다. 어떠한 상에 머물거나 또는 남에게 보이려고 하는 모든 행위들은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렇게라도 하여서 자기들이 받을 상을 다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들이 받아야 할 상이 있음에도 그 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주님의 가르침이 무색하기만 합니다.

올바른 자선을 하는 사람은 올바른 기도를 하며 사는 사람이고, 올바른 자선을 하는 사람은 풍족하여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내 쓸 것을 아껴 쓰며 자선을 베풀고 있으므로 올바른 단식을 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렇듯 올바른 자선과 올바른 기도와 올바른 단식은 별개의 행위가 아니라 모두가 하나로 이어지는 동일 선상에 있는 것이며 그 정점이 바로 올바른 자선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자선을 하라고 하여도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이 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동하기 위해서는 눈으로 봐야 동할 수 있고, 눈으로 봐야 측은지심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百聞이 不如一見이라 하였습니다. 우리는 늘 소외된 이를 찾아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百見이 不如一施임을 또 알게 될 것입니다.

올바른 단식만큼은 우리도 이슬람교에서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은 라마단 단식기간을 통하여 배고픈 사람들의 고통을 체험토록 하여 자선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마단 단식을 통하여 절약된 재물은 자선을 베푸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희사를 '자카트'라고 하며 자카트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므로 생명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순시기를 맞이하여 그동안의 제 삶을 되돌아보며 日新 又日新하여 주님의 부활이 제 자신의 부활이 되도록 노력하는 그런 기간이 되도록, 아니 이런 相에도 머물지 않는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아빠 하느님께 기도하며 오늘 묵상을 마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오늘은 올바른 자선과 올바른 기도와 올바른 단식을 알려 주셨습니다.
이는 우리가 지키며 살아가야 할 삶의 방식을 알려 주신 것으로 기억하겠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제 부모님으로, 제 자식으로, 제 형제자매로 알고
부족한 가운데서도 아끼고 아껴서 유, 무형의 나눔을 실천하며 살 수 있도록
성령으로 이끌어 주시옵기를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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