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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양과 염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2 조회수694 추천수12 반대(0) 신고

 

 

 

사순 1주간 월요일 - 양과 염소

 

저와 함께 사시는 한 신부님이 사기를 맞을 뻔 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 신부님은 지금 유학 1년차이기 때문에 로마에 사기꾼이 얼마나 많은지 잘 모르셨던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옆에 차가 서더랍니다. 젊잖게 생긴 청년이 밀라노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로 빠지는 길을 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유명한 모 의류회사의 디자이너로 근무한다고 하고 자신이 디자인한 가죽코트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자동차 연료 게이지를 보여주며 연료가 다 떨어졌는데 연료 넣을 돈을 조금만 빌려줄 수 없느냐고 했습니다. 자신이 이용하는 신용카드가 작동이 안 되어서 돈도 뽑을 수 없다고 하며 답례로 그 코트를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 신부님은 도와주고는 싶지만 지갑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보여주었던 코트를 바로 집어넣으며 싹 가버리더랍니다.

저는 이런 사례를 이전에 들어 본 일이 있어서 같은 수법의 사기꾼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나중엔 연료 값 외에 코트 재료비라도 조금 달라고 해서 그것까지 받아내곤 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비슷한 사기를 당해 보았습니다. 그들 모두는 정말 친절하게 다가오고 큰 호의를 베푸는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는 사기인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행위 자체가 그 사람을 판단해주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의도가 정말 순수한 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날에 오시어 모든 사람을 양들과 염소들로 나누는 심판을 내리신다고 합니다. 양들은 자신들이 가장 보잘 것 없는 형제들에게 해 준 것들이 바로 그리스도께 한 일인지 모르고, 염소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그들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곧 그리스도께 해 주지 않은 것인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모두 “우리가 언제 그런 일을 했습니까?”라고 하며 그리스도께 되묻기 때문입니다.

이는 두 부류 모두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에게 베푼 것이 곧 그리스도께 해 준 것”임을 모르고 선행을 행했든 그렇지 않았든 했다는 말입니다. 특별히 양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베풀었으니 그들의 사랑에는 어떠한 의도도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 그들은 이미 심판을 받기 전에 양과 염소로 나뉘어져있습니다. 양은 이미 세상에서 양대로 살아왔고 염소는 또 염소로 살아왔을 뿐입니다. 심판은 이미 그들이 하늘나라 들어가기 위해 한 행위보다 그들이 어떤 존재이냐에 따라 이 세상에서부터 결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자신들이 하느님나라 들어가기를 원한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었다고 합시다. 그들의 자선이 분명 하느님나라에 기록되겠지만 그렇다고 염소가 양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연말만 되면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기 위해 자선을 하고 사진을 찍는 장면들을 많이 봅니다. 그러나 그 행동으로 그들이 모두 양이란 근거는 없다는 것입니다.

두 여인이 절구질을 하고 있으면 한 여인은 데려가고 한 여인은 남겨 놓으신다고 하고 또 둘이 같이 밭을 갈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남겨 놓으신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람의 본질이 행동보다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행동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야고보 사도는 그의 편지에서 말합니다. 물론입니다.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는 믿음은 이미 죽은 믿음입니다. 그러나 그 행동도 의도가 섞여 불순할 수 있음에도 그런 행동으로 자신들이 이미 양들이 되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양은 자신이 착한 행동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냥 사는 것이 사랑이 되는 것입니다.

 

믿는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믿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또 믿는 것을 실천하는 것보다는 내 자신이 어떤 본질을 지니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참 믿음은 결국 그 사람의 본질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원숭이가 사람 흉내 낸다고 사람이 아닌 것처럼 행동으로 만족하지 말고 진정 우리 자신의 본질이 양인지 염소인지 먼저 살피고 자신을 변화시켜가는 우리들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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