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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특별 광야피정 기간" - 3.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1 조회수560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3.1 사순 제1주일
                                                  
창세9,8-15 1베드3,18-22 마르1,12-15

                                                    
 
 
 
 
"특별 광야피정 기간"
 
 


사순 제1주일 새벽을 열었던 성무일도 초대송 후렴입니다.

“우리를 위하여
  유혹과 수난을 당하신 주 그리스도께 어서와 조배드리세.”
 
‘우리를 위하여’에 핵심이 있습니다.
  우리를 하느님께 이끌어 주시려고,
의로우신 분께서 불의한 자들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셨다고
베드로는 고백합니다.
 
이미 이전에 출애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 동안 광야에서의 특별 훈련기간을 통해 정화되어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고,
엘리야 예언자는 40일 동안 밤낮 광야를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도달했으며,
예수님 역시 세례 받은 신 후 공적 활동에 앞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특별 영성훈련 기간을 갖습니다.
 
매해 맞이하는 40일 간의 사순시기 또한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특별히 마련해 주신 광야피정기간입니다.


광야여정 중에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영성훈련을 받으시는 장면은
그대로 예수님의 공생애는 물론 우리의 인생여정을 압축하고 있습니다.
 
복음의 장면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어찌 광야 기간이 40일뿐이겠습니까?
 
예수님의 공생에 전부가
사탄의 유혹이 계속되었던 광야기간이었고,
우리 역시 죽을 때까지
사탄의 유혹이 계속되는 평생 영적 광야생활입니다.
 
바로 이 평생 광야여정을 압축한
특별 영성훈련기간인 사순시기를 잘 보내야
평생 전투의 광야생활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도 참 유익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비단 수도승뿐 아니라
믿는 모든 이들이 경청해야 할 말씀이라 인용합니다.

‘수도승의 생활은 언제나 사순절을 지키는 것과 같아야 하겠지만
  이러한 덕을 가진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이 사순절 동안에 모든 이들은
  자신의 생활을 온전히 순결하게 보존하며,
  다른 때에 소홀히 한 것을 이 거룩한 시기에 씻어내기를 권하는 바이다.
  이것은 우리가 모든 악습들을 멀리하고,
  눈물과 함께 바치는 기도와 독서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통회와 절제에 힘쓸 때
  합당하게 이루어진다.’(RB49,1-4).

심신훈련을 잘해야 좋은 전사가 되듯이
사순시기 영성훈련을 잘해야 하느님의 훌륭한 전사가 됩니다.
 
그러나 이 인생광야에는 사탄만 있는 게 아니라
전 광야여정의 인도자이신 성령이 계셨고
시중을 드는 천사들이 있었다는 게 크나 큰 위로요 힘이 됩니다.
 
예수님뿐 아니라 우리의 광야여정을 늘 인도하시는 성령님이시며
알게 모르게 천사들의 도움을 받는 우리들입니다.

광야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어디 딴 곳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찾지 마십시오.
 
세상 어디도 유토피아, 하느님 나라의 공동체는 없습니다.
지금 여기 광야여정 중인 우리 교회공동체가
유토피아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토마스 머튼은 말합니다.
 
광야를 그대로 받아들일 때
광야는 바로 천국이 된다고 말입니다.
 
어디나 사탄의 유혹은 있기 마련이나
이미 성령의 수중에 있는 사탄이라 무력하기 짝이 없습니다.
 
세례로 구원 받은 우리들은 사탄의 세력권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세력권에 있기 때문입니다.
 
40일 광야피정을 끝내신 주님은
사순절의 광야여정을 시작한 우리를 향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지금 여기 도래하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응답이
회개와 복음을 믿는 것입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 일에 올인(all-in)하는 시기가 바로 사순절이요,
끊임없이 회개하고 복음을 믿을 때
바로 지금 여기의 광야는 천국으로 변합니다.

비전이 있어야 광야여정입니다.

비전은 몸의 눈과 같아 비전 잃어버리면 광야여정 위태하기 짝이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늘 바라볼 수 있는 영원히 빛나는 비전이 있어야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비전을 잃는 순간 무수한 유혹들에 온갖 장애물로
광야여정 험난하기 짝이 없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동안 숱한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던 비결,
하느님의 나라라는 빛나는 비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비전은 있습니까?
있다면 무슨 비전입니까?

하느님의 나라, 예수 그리스도가 참 비전입니다.
 
이 참 비전의 자리에
거짓 비전인 우상들이, 권력이나 명예가, 재물이 자리할 때
무수한 유혹들에 무너져 내리는 영혼, 육신들입니다.
 
자비하신 주님은
대홍수 후에 구원 받은 노아와 그 후손들은 물론 생물들에게
하늘의 무지개라는 비전을 주셨습니다.
 
“내가 미래의 모든 세대를 위하여,
  나와 너희, 그리고 너희와 함께 있는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은 이것이다.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

노아와 그 후손들에게
창세기에 나오는 하늘의 무지개가
계약의 표징이자 하느님 자비의 비전이듯
우리에게는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계약의 표징이자 하느님 자비의 비전입니다.
 
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비전에 늘 눈 길 둘 때
광야여정 십자가의 길에서 실족하지 않습니다.
 
하여 늘 눈 길 두고 바라보라고
제대 뒷면 중앙에 높이 달린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광야여정 인생입니다.
특별 광야훈련기와도 같은 사순절입니다.

예수님처럼 성령의 인도와 천사들의 도움 속에
광야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끊임없이 회개하고 복음을 믿을 때
지금 여기 우리 삶의 광야는 하느님의 나라, 천국으로 변합니다.
 
오늘도 주님은
우리의 영원한 계약의 표징이자 비전인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친히 우리 광야여정의 인도자가 되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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