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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콩떡 드실래요?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2 조회수559 추천수8 반대(0) 신고

제가 맛있는 콩떡 만들었는데 드실래요? 구역 모임 때마다 제가 콩떡을 만들어 가는데 이 떡이 없는 날은 구역모임이 제대로 안 된다 하면 믿으시려나? 저보다 더 인기 좋은 콩떡 드시고 몸이 아파 마음도 아프다 하며 쉬겠다고 해놓고 이틀 아프고 이곳에는 하루 만에 다시 돌아온 로사를 귀엽게 봐주십사 부탁하면 무리일까요?

오늘은 구역 모임이 있어 모찌 가루 두 박스 분량의 콩떡을 해서 갔습니다.  사진을 올리고 싶은데 또 무슨 이유인지 사진이 올라가지를 않아요. 그냥 상상으로만 드세요.  검은 콩과 호두를 듬뿍 넣기에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입니다. 제가 만드는 콩떡은 전자레인지 10분이면 만들어지는 초고속 콩떡입니다. 다음엔 제가 만든 콩떡을 꼭 맛보여 드릴게요.

콩떡 때문에 구역 모임의 분위기가 따뜻해지고 또 이 콩떡에 중독된 저희 구역 분들은 구역모임에 저를 기다리기보다 콩떡을 더 기다리세요. 제가 도착하면 저보다 떡을 먼저 찾으시니 말예요. 그래서 이 콩떡을 구역모임에 빠지지 않고 해 갑니다. 제가 마음으로 올리는 콩떡 드시고 지금도 따뜻하지만 더욱 따뜻한 묵상 방이 되면 좋겠습니다.

구역 식구들과 주일 복음말씀으로 함께 묵상하고 말씀을 나누고 각자의 생활도 나누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추기경님의 선종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나누고 또 한편으로는 은혜로운 경험을 하신 분들의 이야기도 들었어요. 장례미사를 한국 방송으로 보시며 정말 성령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간 듯했다는 느낌을 받으신 분도 계시고 고국의 동포를 걱정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추기경님의 선종을 통해 기적을 경험하는 사람이 이곳에도  있음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들 겸허한 마음으로 추기경님을 본받아 서로 사랑하며 살자고 다짐하였습니다. 슬픔도 기쁨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구역 식구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리고 주일 복음 말씀인 중풍병자를 고친 이야기를 묵상하며 내가 일상에서 만나는 나의 친구와 나의 가족 그리고 내 이웃이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중풍병자라면 하느님 앞으로 자신 있게 데려갈 수 있는 네 사람이 지녔던 용기와 믿음도 함께 청했습니다.

고향 떠나 타국에 와서 늘 마음 한구석에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사시는 분들이라 신앙 안에 친형제 자매 못지않게 아니 하느님 안에 친형제 자매가 되어 서로를 위로하고 사랑할 수 있는 작은 공동체가 저희 구역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미 조금씩 그리 되어 가고 있음도 느낍니다.

어떡하면 좋죠? 이 묵상 방에는 기도하시는 분이 너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조금만 아프다 엄살을 부려도 바로 기도팅을 외쳐 주시는 분, 속으로 기도해 주시는 분, 미사를 통해 기도해 주시는 분, 아름다운 글과 음악으로 기도해 주시는 분 등 이렇게나 많은 분이 계시니 저는 이틀이면 또 기운 센 천하장사가 됩니다. 이를 어쩐대요? 맘대로 아플 수도 없습니다요.  

이렇게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이곳을 저는 하루도 떠날 수가 없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묵상 방에 중독입니까? 아님 사랑에 중독입니까?

예전에 기도 모임에서 한국에 있는 아픈 친구를 위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다 라며 가까이 있지 않아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안타까운 저의 심정을 얘기했더니 어떤 분이 그러셨어요. 기도밖에 없다는 말은 맞지 않다. 기도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데 기도를 해 주는 것이 그 사람을 위해 네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고 선물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만큼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 주신다고 확신하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래서 이후로 저는 제 곁에 있지 않는 사람이 마음이 아프거나 몸이 아파서 힘들어할 때 제가 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기도라는 것을 믿고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그 사람을 낫게 해 달라 기도드립니다.

반대로 이렇게 약해진 저를 위해 기도하시는 이곳의 많은 분들을 어떤 통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저는 느끼고 있으니 그 기도의 힘으로 저를 혼자 아프게 내버려두지 않고 하느님께서 치유해주셨음을 믿어요. 몸도 마음도.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이곳의 사람과 사랑하는 우리 하느님 아버지.

저는 혼자 많이 외롭고 힘이 들 때 고요한 곳에서 하느님과 저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불러요. 일일이 내가 지금 어떠하다 말하지 않아도 내 소리에 나도 모르는 나까지 모두 담아 당신께 보냅니다. 마음을 모아 당신을 향한 노래를 부르면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감전된 듯한 전율을 느끼며 외로운 제 영혼을 주님 당신이 친히 감싸 어루만져 주심을 느껴요.

노래는 제 마음대로 만들어내는 소리입니다. 음악과 늘 함께 살기에 어느 때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 한 멜로디인 것도 같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귀에 익지 않은 멜로디입니다. 그 멜로디는 물소리, 바람소리처럼 저를 편안하게 쉬게 합니다. 오늘은 나뿐만 아니라 슬퍼하는 많은 영혼을 위한 노래를 불렀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운동하는 동안 저는 아무도 없는 한증막 안에서 쉬면서 낮은 음으로 이루어진 노래를 불렀어요. 노래를 부르는 내내 저의 심장은 또 막 요동을 쳤어요. 결국엔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침묵하며 깊은 평화에 잠겼어요.

주님 안 계시듯 느껴질 때, 내가 너무 부끄러운 죄 많은 사람인 것 같아 주님 앞에 나서지 못할 때, 세상에 나 혼자인 듯 고독할 때, 상처로 인해 마음이 답답하고 눈앞이 아득할 때 제가 주님을 애타게 부르면 주님은 한 번도 외면하지 않고 늘 내가 여기 있다고 말씀하심을 압니다. 오늘은 다른 이의 기도를 들으신 주님께서 더욱 포근하게 나를 감싸 주심을 온 몸과 마음으로 느꼈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따뜻한 말도 간절한 기도도 모두 주님을 통해 저에게 전해짐도 느낍니다. 저는 너무나 약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당신만을 바라며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를 위해 하느님 당신이 친히 사람의 아들이 되어 오신 거지요? 또다시 힘겨울 때는 당신을 향해 고백하는 로사가 되겠습니다.

이곳의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주님 안에 많이 행복한 주님의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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