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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과 자만심 그리고 위대함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7 조회수540 추천수5 반대(0) 신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만심을 부정적인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보통 어떤 사람이 자만심에 차 있다고 비난하는 것은
그가 너무 자신만만하고 뽐내며 겸손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만심과 겸손은 서로 반대되는 말로 알고 있다. 자만심은 겸손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너무나 단순한 논리로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자만심에 차 있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려고 할 때에는 반드시 자만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만심이 없는 사람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없다. 자만심에 차 있다는 것은 겸손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예를 들면 마더 데레사를 자만심에 찬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를 겸손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는 분명히 자만심에 차 있었고 자아가 강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그녀의 진실과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하였다. 그녀는 세상 사람들이 그녀의 사람됨됨과 그녀의 말이 아주 진실함을 믿게 하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보다도 강한 자아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렇게 강한 자아가 그녀를 위대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스스로 하느님의 유일한 그리고 축복 받은 도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겸손했다. 그리고 그녀 자신을 훌륭하게 특별하고 강력하게 만든 것은 그녀 자신의 힘이 아니라 순전히 하느님의 은총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항상 다른 사람에게 힘과 영광을 전하는 전도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지만 결코 이기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만을 알고 행동했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만 행동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그러했다. 그는 겸손의 표본이었지만 항상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손을 흔들면서 “나는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하고 말했다. 이 말에는 “여러분들이 나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하는 뜻이 포함되어 있었다. 대단한 자신감의 발로이다. 만약 우리들이 그렇게 말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오히려 “당신, 정신이 이상한 것 아니야? 누가 당신 말을 믿겠어? 당신의 사랑을 세상에 공표할 권한을 누가 주었느냐?”하고 반문할 것이다.
 
마더 데레사와 같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그의 훌륭함과 영광이 그의 것도 아니고 그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분명히 알았으므로 겸손하게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교황도 자신이 역시 전도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위대함을 보여주었지만 결코 그 자신이 위대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것이 겸손과 과장의 차이이며 위대한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의 차이이다. 이기적인 사람도 위대하게 될 수 있지만 성자(聖者)와는 반대로 그 자신의 힘만으로 위대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영성(靈性)에서는 자만심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았으며 위대함 특히 영성적인 위대함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 왔다. 우리는 아씨시의 성 프란체스코, 아빌라의 데레사, 십자가의 성 요한. 뤼지에의 데레사와 같은 성인들을 위대하게 만든 것이 자만심과 강한 자아였다는 것을 믿지 않으려고 한다. 그 대신 그들이 겸손했기 때문에 위대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영성생활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삶 속에서도 자만심이 부족하면 문제가 된다. 자신감이 결여되면 위대해지기는커녕 따뜻한 마음을 갖거나 다른 사람을 사랑할 엄두도 못내게 된다. 마더 데레사나 교황 바오로 2세와 같은 자신감이 없으면 진리에 이를 수도 없게 되며 진리를 말하지 못하게 되고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를 위축시키는 내적인 목소리가 너무 많다(본래는 외적인 목소리였다).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고 누가 믿어 주겠어! 그것은 교만이고 오만이야!. 자만일뿐이야! 당신은 그만한 위인은 못 돼! 선하지도 못해! 아무도 당신의 사랑을 원하지 않아!” 우리는 자아가 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약해서 남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 상처 받기 쉬울뿐만 아니라 편집증 환자가 되지 않으려고 하고 보호 받으려고 애쓴다. 왜 그런가? 내적인 평화를 찾지 못하고 자아가 약하고 자존심이 없기 때문이다. 아씨시의 성 프란체스코, 아빌라의 데레사, 뤼지에의 데레사, 십자가의 성 요한은 결코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들 모두 쉽게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내적인 평화를 갖고 있었다. 강한 자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모두 자존심이 너무 강하고 너무나 이기적이다. 그러나 거짓 겸손으로 자존심을 숨길 수는 없다. 거짓 겸손은 따뜻한 마음을 갖지 못하게 하고 이웃을 사랑하지도 못하게 하여 위대한 사람이 되지 못하게 할 뿐이다.
(롤하이저 신부님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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