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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복음묵상 - 주님의 빛 안에서 사고하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04 조회수744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4주간 수요일 - 주님의 빛 안에서 사고하라

 

법률학도인 라스콜리니코프는 역사연구에 몰두하다가 결국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진정한 위인이란 세상의 악한 자들을 넘어서고 이용하여 세상의 선익을 위해서 더 큰 일을 하는 사람이다.”

사실 우리나라 홍길동도 이와 같은 생각으로 가난한 이들을 등쳐먹은 돈들을 다시 부자들로부터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돌려주던 의인이었고 어쩌면 가난한 이들의 영웅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라스콜리니코프도 결국 욕심 많은 늙은이가 고리대금으로 모은 돈이 머리 좋고 가난한 학도의 학비로 쓰일 수 있다면 인류를 위해서는 훨씬 유익할 것이라는 두 번째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한 명의 악인이 사라지는 반면 세상을 위해 일할 또 한 명의 일꾼이 탄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위해서는 악인이 희생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공동선을 위해서는 희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세 번째 결론에 이릅니다.

이윽고 청년은 면밀하게 살인 계획을 세우고 늙은 고리대금업자와 그의 여동생을 죽이고 돈을 손에 넣게 됩니다. 완전범죄였습니다.

그러나 이 청년의 이러한 철저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빠뜨린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인간의 마음 안에는 양심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머리로 ‘나는 올바르고 정당한 일을 했어!’라고 되뇌었지만 마음속에선 계속 ‘살인자! 살인자! ... ’라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양심의 소리에 무릎을 꿇고 자수를 하게 되고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게 됩니다.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내용입니다.

 

이성도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믿음을 갖기 위해서도 반드시 이성의 작용이 필요합니다. 정신적 작용이 올바르지 못한 사람은 무엇을 믿어야하는지조차 알 수 없기에 믿음도 가질 수 없습니다. 또 성경이나 묵상을 통해서 믿음을 더 증가시켜야 하는데 이것도 이성의 작용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빛을 떠난 이성의 작용은 오류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신학을 공부하더라도 성령의 빛 안에서 학문을 하지 않으면 결국 공부를 해서 믿음을 잃는 일도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대낮에도 촛불을 들고 다녔다고 합니다. 제자들이 그 영문을 묻자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너희 눈에는 무엇이 보이느냐? 내 눈에는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서양철학의 시초였던 그리스에서도 이성적 사고만 하였지 빛 안에서 사고하지 않던 당시대를 풍자한 것입니다.

위대한 철학자란 위대한 사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빛’ 안에서 사고하는 사람입니다. 그도 결국 영혼이 있음을 깨닫고 악법조차도 어기지 않기 위해서 독극물을 마시고 죽게 됩니다.

그의 제자 플라톤도 이 지상은 그림자에 불과하고 참다운 하늘의 세계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참다운 세계가 이미 세상에 내려와 함께 존재하고 있음을 말하며 신은 한 분이라는 결론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다신교의 그리스 사상에선 혁신적은 깨달음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마음 안에 있는 양심의 빛 안에서 사고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그리스 신들을 숭배하는 분위기에서 결국 신은 유일하게 한 분이 계실 수 있고 그래서 양심에 따라 살아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의 고향인 나자렛에서 훌륭한 설교를 하십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 가르침에 놀라면서도 ‘저런 지혜는 도대체 어디서 왔는가? ... 그러나 그는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 왜 남의 동네에서만 기적을 행하는가? ... 그가 마귀 들리거나 미친 것이 틀림없다.’는 결론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실제로 그의 가족들이 예수님을 미쳤다고 찾아다닌 일이 성경에 나옵니다.

예수님은 결국 어떤 예언자도 자신의 집과 동네에서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씀하시며 그 곳에선 어떠한 기적도 하실 수 없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머리를 쓰되 마음의 빛에 비추어 생각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인간적인 머리로 사고를 하였기에 그들이 가졌던 선입관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은 사람의 이성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모든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의 이유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많은 부녀자들을 살해한 사람도 아내가 죽고 나서 여자들이 싫었다는 둥, 종교도 자신의 살인 충동을 어찌하지 못했다는 둥, 많은 이유를 대고 있습니다.

테러로 수많은 사람을 죽였던 빈 라덴도 말만 들어보면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것처럼 들릴 정도입니다.

혹시 우리들은 죄를 지을 때, 성당을 안 나오게 될 때, 기도하지 않을 때, 혹은 다른 사람을 돕지 않는 이유 등을 머리로만 정당화시키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봅시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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