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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05 조회수1,004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5년 7월 5일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제1독서 창세기 32,23-33

그날 밤, 야곱은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데리고 야뽁 나

 

루를 건넜다. 그들을 데리고 개울을 건넌 다음 자기에게 딸린 모든 것도

 

건네 보냈다. 그리고 야곱은 혼자 뒤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어떤 분이 나타나 동이 트기까지 그와 씨름을 했다. 그분은 야곱을

 

이겨 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야곱은 그와

 

씨름을 하다가 환도뼈를 다치게 되었다. 그분은 동이 밝아 오니 이제 그만

 

놓으라고 했지만 야곱은 자기에게 복을 빌어 주지 않으면 놓아 드릴 수 없

 

다고 떼를 썼다.

 

일이 이쯤 되자 그분이 야곱에게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제 이름

 

은 야곱입니다.” “너는 하느님과 겨루어 냈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긴 사람

 

이다. 그러니 다시는 너를 야곱이라 하지 말고 이스라엘이라 하여라.”

 

이 말을 듣고 야곱이 말했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그분은 “내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물어보느냐?” 하고는, 야곱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야곱은 “내가 여기서 하느님을 대면하고도 목숨을 건졌구나.” 하면서 그

 

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불렀다. 그가 다친 다리를 절뚝거리며 브니엘을 떠

 

날 때 해가 떠올랐다.

 

이스라엘 사람이 오늘날까지 환도뼈 힘줄을 먹지 않는 것은 야곱이 환도

 

뼈를 얻어맞아 그 힘줄이 상했기 때문이다.

 

복음 마태오 9,32-38

 

그때에 사람들이 마귀 들린 벙어리 한 사람을 예수께 데려왔다. 예수께서

 

마귀를 쫓아내시자 벙어리는 곧 말을 하게 되었다. 군중은 놀라서 이스라

 

엘에서는 처음 보는 일이라면서 웅성거렸다.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저 사람은 마귀 두목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

 

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가시는 곳마다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그리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

 

을 모두 고쳐 주셨다. 또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시달리며 허덕이는 군중을

 

보시고 불쌍한 마음이 들어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달

 

라고 청하여라.”




며칠 전, 같은 강화에 있는 바다의 별 청소년 수련원에 방문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오랫동안 수련원에 가보지를 않았거든요. 더군다나 얼마

 

전 모든 공사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축하도 겸해서 찾아뵈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선 전화를 걸었습니다. 혹시 필요한 것이 있

 

으면 사가겠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역시 그 수련원에는 필요한 것이 있었

 

습니다. 그것은 바로 ‘피자’였지요. 수련원은 제가 있는 곳보다 더 시골로,

 

피자집을 찾기가 쉽지 않거든요.


 

아무튼 저는 피자 두 판을 들고서(참고로 도시에서 피자 한 판 가격으로

 

이곳에서는 가장 큰 것으로 세 판까지도 살 수 있답니다), 수련원에 갔습

 

니다. 그리고 그곳에 계시는 수녀님의 안내를 받으면서, 새로 입주한 곳을

 

둘러보았지요. 그런데 그 수녀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신부님, 신부님한테는 지금처럼 긴 머리가 어울리는 것 같아요. 상당히

 

부드러워 보여요.”

저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항상 짧은 스포츠형의 머리를 하고 다

 

닙니다. 우선 머리숱이 많아서 짧게 자르지 않으면 너무나 덥습니다. 또한

 

머리카락의 힘도 너무 쎄서 짧게 자르지 않으면 옆머리가 붕 뜨거든요. 이

 

렇다보니 관리하기 쉬운 짧은 스포츠형의 머리를 항상 선호할 수밖에 없

 

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머리카락이 너무나 길어서 수련원에 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읍내에서 이발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상태에서 수녀님의 ‘부드

 

러워 보인다.’는 말을 들은 것입니다.

수련원을 방문하고 난 뒤 집으로 돌아오면서 계속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

 

습니다. 이발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집으로 그냥 들어가는가?

결국 저의 선택은 그냥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비록 머리카락이 붕 뜨고 또

 

긴 머리카락으로 인해서 덥다 하더라도, ‘부드러워 보인다.’는 그 수녀님

 

의 말씀으로 인해, 미용실이 아닌 집을 선택하게끔 했던 것이지요.

이 새벽, 길어서 불편한 저의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

 

다. 이렇게 사람의 말에 대해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왜 당신의 목숨

 

까지 바치면서 사랑을 보여주신 주님의 말씀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

 

지를 않는가 라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바로 다른 사람의 이목만을 중요하

 

게 생각하는, 즉 겉모습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

 

는 주님의 말씀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주님께서는 하느님 나라 선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그런데 우

 

리들은 얼마나 최선을 다해 주님의 뜻이 이 세상에 완성될 수 있도록 노력

 

하고 있는지요?

내가 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려고 말을 했는데, 그 사람이 전혀 듣지

 

않으려고 하면 기분이 상당히 나빠지고 서운해집니다. 그렇다면 주님께서

 

는 어떠실까요? 주님께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과 자기들만 아는 이기심에

 

어떤 모습을 취하실까요?

사람한테 잘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님께 잘 보이도록 노

 

력해야 합니다.

 

 

                    주님을 서운하게 만들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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