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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모든 성인 대축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11-01 조회수1,515 추천수17 반대(0) 신고

◎ 2003년 11월 1일 (토) - 모든 성인 대축일

▣ 모든 성인 대축일

 

[오늘의 복음]  마태 5,1-12a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

 

  1)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자 제자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2) 예수께서는 비로소 입을 열어 이렇게 가르치셨다.

3)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 7)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9)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 10)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이 것이다. 11)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성인들의 후광(後光)

 

  오늘 전세계 교회는 오직 하느님의 영광 속에 자신과 자신의 삶을 봉헌한 모든 성인(聖人)들의 축일을 기념한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강림하신 성령의 공현(Epiphania)"이라고도 한다. 이는 성인들 자신이 하느님 성령 안에서 마치 밀알이 되어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써 많은 열매를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요한 12,24) 이는 아직도 지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목적이기도 하며, 그 목적을 향한 우리의 여정 또한 계속된다.

 

  오늘 모든 성인 대축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오늘은 일년의 달력 안에서 기념하는 모든 성인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다시 한번 축하하고 기리자는 날은 아니다. 마치 한 편의 성공한 연극에서 배우들이 관객들로부터 여러 번 박수갈채를 받고 난 뒤, 무대, 조명, 안무, 음악 등의 연출자들과 모두가 함께 앞으로 나와 마지막 박수를 받는 그런 일과 다르다는 것이다. 비록 성인들이 세상의 삶을 마치고 떠난 훨씬 뒤에 교회에 의해 시성(諡聖)하여 공식적으로 성인대열에 올림을 받은 사람들이라 하지만, 이미 세상에서 성인의 삶을 살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공경하는 성인들은 이미 이 땅에 살 때 성인이었다는 말이다.

 

  옛날 아주 먼 옛날에 정말 성인(聖人)처럼 거룩하게 사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주위의 다른 사람들은 그가 거룩하게 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자신은 거룩한 줄 모르고 거룩하게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람이 지니고 있는 특징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그 사람들의 과거에 대한 어떤 것에도 상관없이 항상 처음처럼 새롭게 대하는 것이었다. 하느님께서도 그를 사람들 중에 가장 거룩한 사람이라고 인정하여, 한번은 수호천사를 불러 그에게 모습을 보이고 소원을 하나 꼭 들어주도록 시켰다. 하느님의 명을 받은 수호천사가 그에게 모습을 보이고 소원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런데 그는 소원이라고는 없다고 하였다. 글쎄 소원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는 한사코 소원이 없다고 하였다. 할 수 없이 천사가 "너에게 사람의 병을 치유하는 기적의 은사를 줄까?" 하고 묻자, 병자를 치유하는 일은 하느님께서 직접 하시는 일이라면 거절하였다. 그러자 천사가 "죄인들을 회개시켜 바른 삶을 살도록 하는 힘을 줄까?" 하고 묻자, 그런 일이라면 당신들 천사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거절하였다. 마지막으로 천사가 "그러면 너의 거룩한 삶을 사람들이 모범으로 삼아 존경할 수 있도록 해 줄까?" 하고 묻자, 그는 펄쩍 뛰면서 절대 안 된다고 하였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교만해져서 사람들에게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무슨 소원이든 한 가지는 꼭 들어주어야 한다는 명을 받은 천사가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난처해하자, 그가 말했다. "사람들이 저를 통해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살도록 해 주시되, 그 사실을 내가 모르도록 해 주십시오." 그랬다. 천사는 하느님께 가서 그대로 고하였다. 하느님께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해줄 수 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천사를 시켜 그 착한 사람에게 후광(後光)을 걸어 주도록 하였다.

 

  이것이 성인들의 후광(後光)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것이 앞도 옆도 아닌 성인의 머리 뒤에 빛나는 광테이다. 자신만 볼 수 없고, 다른 사람만 볼 수 있는 후광인 것이다. 물론 살아 있는 우리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후광을 빛내고 있으리라. 그들은 바로 오늘 복음의 아홉 가지 참된 행복의 길 중에서 하나의 길을 택하여 꿋꿋이 가고 있는 사람들이리라.◆[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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