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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18 조회수490 추천수3 반대(0) 신고

230618. 연중 제11주일.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입니다.”(마태 9,36)

 
연중 11 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전례의 주제는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과 하느님 백성의 사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1독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광야에 도착하고 난 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과 게약체결을 약속하시는 장면입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계약 체결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사제들의 나라, 거룩한 민족으로 만들고자 하십니다. 다시 말하면, 이스라엘 백성은 구원의 독점적인 수취자가 아니라 자신이 받은 사명과 함께 보편적 구원의 도구가 되고, 하느님께서는 사제들의 나라인 이스라엘을 통해서 모든 민족을 당신께로 이끌게 될 것을 밝히십니다.
 
<제2독서>는 하느님의 의로움을 증명하는 하느님의 사랑과 그 사랑으로 의롭게 된 우리에 대한 증언입니다. 곧 그리스도 한 분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사랑이 세상에 나타났고 모든 이가 구원을 받았음을 확인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엾은 군중을 위해 열두 제자를 뽑으시고 그들을 군중 안으로 파견하십니다. 그러니 제자들은 자신들이 아니라 길잃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파견된 공동체입니다. 그러니 회개하여 새롭게 하느님의 백성이 된 그리스도인들 역시 단지 복음의 수취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됩니다.
 
특별히 여기에서 드러나는 것은 ‘선한 목자’가 지닌 자비의 마음, 곧 “가엾은 마음” 입니다. 예수님의 이 “가엾은 마음”은 하늘나라를 선포하시고 가르치시기만 하신 것이 아니라,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십니다.
 
복음사가는 이렇게 전합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입니다.”(마태 9,36)

그런데 사실,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는 이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곁에 있고, 우리 중에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힘이 없어 시달리고, 가진 게 없어서 시달리고, 무능해서 시달리고, 온갖 고통과 질병과 가난과 근심에 시달리는 이들에 우리는 둘러싸여 있습니다. 또한 일자리를 못 얻어 거리에서 기가 꺾여 방황하는 이들, 돈이 없어 자녀들에게도 기가 꺾여 사는 이들, 고국을 떠나와 이방인이 되어 기가 꺾여 있는 이들에 둘러싸여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곁에 있는 형제의 아픔을 보지 못하고, 또 보지 않으려 하는 걸까?
 
그것은 ‘가엾이 여기고 소중히 여기는 선한 목자의 마음’을 지니지 못한 까닭은 아닐까요? 곧 타인의 처지에 마음 아파하지 않음이 아닐까요?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란 그들의 처지를 보고 슬퍼지는 자신의 마음에 충실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과 그들의 아픈 마음을 같이 지니는 것을 말합니다. 이 단어의 히브리어 원어의 뜻은 ‘태중의 아기와 분리되지 않는 어머니의 마음’이라고 합니다. 엄마의 숨으로 두 몸이 함께 숨 쉬는 것을 말합니다. 곧 서로 분리되지 않으며, 타인을 ‘자신의 일부’로 소중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당신의 일부로 여기십니다. 그러니 지체가 아프면 온몸이 함께 아프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도 그분의 이 마음을 품어야 할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필립 2,5)
 
그리고 이제 우리는 ‘이미’는 그 마음을 가슴에 지니고 있음을 증명해야 할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1코린 2,16).
 
하오니, 주님!
시달리며 기가 꺾인 이들을 측은히 여기시는 당신의 마음을 제 마음에 심으소서.
제 손이 상한 갈대를 꺾지 않게 하시고, 제 말이 꺼져가는 불씨를 끄지 않게 하소서.
우리 가운데 있는 그들을 더 이상은 못 본 척 무시하지 않게 하소서.
모르는 척 업신여기지 않게 하시고,
병고와 세파에 시달리고 절망과 슬픔에 기가 꺾인 이들의 바람막이가 되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마태 10,7)
 
주님!
가고 싶은 데로 가는 것이 아니라, 보내신 곳으로 가게 하소서!
하고 싶은 바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라 하신 바를 행하게 하소서!
아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알려주신 바를 선포하게 하소서!
해야 할 바를 그만두지 않고 가야 할 길을 멈추지 않으며 지켜야 할 바를 끝까지 지키게 하시고,
내 나라가 아니라 당신의 나라가 이루어지고 당신의 나라를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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