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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겨자씨의 비유’ 자세히 읽기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30 조회수591 추천수7 반대(0) 신고
 
 
 
 

‘겨자씨의 비유’ 자세히 읽기 - 윤경재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마르4,31-32)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마태 13,31)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그랬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루카 13,19)

 

 비교적 간단한 비유인 겨자씨의 비유는 세 공관복음서에 모두 실렸습니다. 짧은 내용임에도 사용한 단어라든가 강조한 내용이 사뭇 다릅니다. 우리는 세 비유 내용을 대조함으로써 예수님의 발설 의도와 세 저자의 저술 의도를 살펴볼 수 있게 됩니다. 

 우선 이 비유말씀이 나온 배경을 추측해보면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처럼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류가 예수님과 그 제자들의 보잘것없는 모습을 들어 시비를 걸고 비난하자 이에 변증하는 비유말씀입니다. 비록 지금은 너희가 보기에 보잘것없지만, 다 자라면 놀랄 만큼 크게 될 것이라는 확신의 말씀입니다. 즉, 대조와 성장을 옹호하고 변증하는 비유말씀입니다.

 

세 복음서가 사용한 어휘를 도표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마르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 대조

*하늘의 새들 -> 이방인들

*큰 가지와 그늘 -> 보호를 강조. 

<마태오>

*어떤 풀보다도 커져 -> 대조

*자라면, 나무가 되고 -> 성장

*하늘의 새들

<루카>

*자라서 나무가 되어 -> 성장

*하늘의 새들

 

 이렇게 분석해 보면 먼저 ‘변증과 옹호’라는 예수님의 발언취지가 익히 아는 사실로 받아들여져 심층으로 가라앉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모두 ‘하늘의 새들’이라는 단어로 이방인들까지 모여든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마르코 저자는 작은 공동체가 이방인들까지 보호할 능력 있는 공동체로 번성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러니 이방 공동체인 자신들이 박해를 당하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교회에 의탁하라는 권고가 담겨 있습니다.

*마태오 저자는 유대인 공동체 답게 작은 겨자씨가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보라는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에서 시작하고 예수, 그리고 보잘것없는 제자들이 모인 집단이 벌써 커다란 유대인 그리스도 공동체를 이루었다는 대조와 성장력을 강조했습니다.

*루카 저자는 대조를 생략하고 성장을 강조했습니다. 뒤이어 나오는 누룩의 비유와 ‘좁은 문 이야기(13,23)’에서 구원받을 사람이 적겠지만, 조만간 사람들이 구원받으러 동서남북 사방에서 몰려들 것(13,29)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는 비유말씀을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가장 먼저 예수님께서 발설하신 삶의 자리를 깨달아 보고, 복음서 저자들이 각 공동체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말씀을 인용하고 작성한 삶의 자리, 오늘날 우리가 새겨들어야 하는 복음의 현재화 자리를 모두 아우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미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진 교회공동체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조와 성장의 관점보다는 전 인류를 포용하는 능력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겨자씨의 비유에서 배척과 정복이 아니라 하늘의 새들이 쉬러 찾아오게 만드는 넉넉함을 읽어야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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