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름 콤플렉스에 시달린 헤로데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06 조회수549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름 콤플렉스에 시달린 헤로데 - 윤경재


헤로데는 이러한 소문을 듣고,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하고 말하였다.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소녀는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마르 6,14-29)


 

 갈릴래아와 베레아 지방의 영주이었던 헤로데 안티파스는 정치적으로 성공한 아버지를 닮으려 애를 썼습니다. 남의 이목에 온 신경을 썼습니다. 그는 아버지 콤플렉스에 시달린 듯했습니다.


 그의 아버지 헤로데 대왕은 역사적 대 혼란기에 34여 년간 유대 지방을 안정적으로 다스렸던 절대 군주였습니다. 그는 이두매아 출신으로 유대 혈통이 아니라는 열등감에 휩싸여 평생 반란음모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뛰어난 전략가였고 예술을 아는 건축가였습니다. 어려서부터 로마에 유학하여 귀족 수업을 받아 사치스럽고 정치 수완이 능수능란했습니다. 로마 집정관 안토니우스와 동문수학한 것을 이용하여 큰 뇌물을 바치고 유대 지방의 왕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시리아와의 전투에서는 왕의 신분으로 직접 목숨을 걸고 싸울 만큼 용맹스럽기도 했습니다.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려고 성전을 짓기도 하였습니다. 수로정비 도시건설 등 큰 토목공사를 일으켜 경제를 활성화하는 능력도 있었고 귀족계층에는 땅과 재산을 나누어 주는 등 큰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헤로데 당이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그는 혈통 콤플렉스와 음모 콤플렉스에 시달렸습니다. 부인을 열 명이나 거느렸고 유대 하스모네아 왕가 공주인 왕비 미리암네를 극진히 사랑했지만, 그 혈통의 아들이 반란을 꾀한다는 헛소문을 듣고는 죽여 버렸습니다. 여기서 난 손녀가 바로 헤로디아입니다. 의심 많은 헤로데 대왕은 병으로 급사하기 5일 전에는 왕세자마저 죽이기까지 합니다. 그가 비록 정치적으로는 성공했다 치더라도 그가 뿌린 죄의 씨앗은 깊고 오래 갔습니다. 그를 보고 자란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졌습니다.


 헤로데 대왕이 급사하자 목숨을 건사하고 있던 사마리아 출신인 왕비에서 난 두 아들 아르켈라오와 헤로데 안티파스, 그리고 클레오파트라에게서 난 필립보가 영주로 취임합니다. 성격이 포악한 아르켈라오는 유대인을 학살하다가 원성을 사 즉위 10년 만에 쫓겨납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던 안티파스는 아버지 전철을 밟으려 애를 썼습니다. 유대인 귀족들의 환심을 사려 노력했고 수로정비, 도시건설도 따라 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 근처에다 신도시를 건설하여 로마황제 티베리아스에게 바쳤습니다. 그도 혈통 콤플렉스가 있어서 정략 결혼한 첫 부인인 나바테아 공주와 이혼하고 하스모네아 왕가 혈통인 헤로디아와 재혼합니다. 즉 조카와 결혼한 것입니다. 그 결과 나바테아 왕에게 군사적 공격을 당하고 세례자 요한에게는 명예(?)를 손상당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그저 동생의 부인과 결혼한 것만 나무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의 인간성이 하느님께 합당하지 못한 것을 경고한 것입니다.


 헤로디아 역시 보고 자란 대로 권력 지향적이며 시샘이 많고 잔꾀가 능한 여자였습니다. 첫 남편인 배 다른 삼촌 필립보가 성공할 기미가 없자 이혼하고 갈릴래아 영주 안티파스와 재혼하였습니다.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난 딸 살로메를 이두래아 영주인 다른 헤로데 필립보에게 시집을 보냅니다. 할아버지뻘 되는 자와 결혼시킨 것입니다. 또 헤로디아는 친동생인 헤로데 아그리파 1세가 AD37년에 정식 유대 왕이 되자 기분이 상한 나머지 남편을 꾀어 로마 황제에게 뇌물을 바치고 왕으로 즉위시켜 달라고 로마에 갑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로마에서 칼리굴라 황제에게 밉보여 그만 귀양을 가서 죽고 맙니다.


 헤로데 안티파스의 행동을 보면 엄격하고 능력이 뛰어난 아버지를 둔 아들의 열등감이 배어 나옵니다. 엄부 콤플렉스 성격은 내면에 큰 분노를 안고 삽니다. 남의 눈을 의식해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한 억울한 심정이 앙금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중인격을 보입니다. 겉으로는 원만하고 점잖아 보이지만, 집에 가면 폭력 남편으로 또 폭력 아빠로 변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남들은 전혀 뜻밖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그들은 외면과 내면의 갈등을 만만한 상대에게 분풀이하는 못난이일 뿐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남들이 자신을 좋게 본다고 여기기 때문에 자신이 벌이는 폭력이 정당하다고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큰 범죄를 벌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헤로데는 줏대 없이 남의 말에 휘둘리고 타인의 눈을 의식했으며 자기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신의 원칙을 일관성 있게 준수하지 못하고 이중 잣대를 지녔습니다. 그러기에 놀랄만한 능력을 보인다는 예수를 꼭 한번 만나보기를 원했습니다. 자기 추측이 맞았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자신 앞에서 이벤트를 공연하게 하여 자신이 더 위대한 사람이라는 허영심을 충족하려던 것입니다. 마치 자신의 생일 축하 공연에서 세례자 목을 벤 것처럼 말입니다. 그는 요한을 죽였다는 죄의식보다 무능력하고 약속을 어겼다는 손가락질을 더 두려워했습니다.


 이런 성격을 꿰뚫어 보시는 예수님은 그 앞에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자 그는 제풀에 꺾여 버렸습니다. 예수께서 어떤 분이신지 제대로 알고 치유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어릴 적 상처가 얼마나 한 인간을 망치는지 헤로데 가문의 예를 보아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녀들에게 건전한 도덕심과 사랑을 가르치고 신앙 안에서 사는 모범을 보여야 하겠습니다. 혹시 어릴 적에 받은 상처가 커서도 남았다면 주님께 낱낱이 봉헌하고 상처를 치유 받는 은총을 청하여야 할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