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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봉헌 축일-세상을 위해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들
작성자한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02 조회수558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은 주님께서 봉헌되셨음을 기념하며
아울러 주님을 본받아
자신을 주님께 봉헌한 수도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말하자면 저희들을 위한 날이기도 합니다.

수도자는 주님을 본받아 봉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더 정확한 표현은 축성생활이라고 함이 맞을 것입니다.
봉헌생활이나 축성생활이나
라틴말 Vita Consecrata(영어는 consecrated life)를 번역한 말인데
이 Consecrata라는 말에는
祝聖,
聖別,
奉獻이라는 뜻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봉헌생활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지만
봉헌생활이 봉헌하는 나를 주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면
축성생활은 축성해주시는 하느님을 주체적으로 표현한 말이기에
우리의 성소를 더 잘 얘기해준다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성소는
내가 나를 바치겠다고 해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주님의 축성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살고 싶다고 이 삶을 살게 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나를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뽑아 세우심으로 살게 된 삶입니다.
이 말은 이 삶의 Initiative가 주님께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주님께서 많은 사람 가운데 나를 뽑으셨다는 면에서
이 삶이 뽑힌 자의 매우 영광스러운 삶임을 얘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주님의 기름 부음과 축성으로 인한 성별의 뜻입니다.
성당이 축성으로 다른 건물로부터 성별되는 것과 같이
다윗이 기름부음으로 형제들로부터 갈라세워짐과 같이
맏아들과 맏배와 맏물이 축복으로 다른 것들과 다르듯이
축성된 사람들은 축성으로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이고
뽑힌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수도자들이 축성되고 성별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종종 잘못된 선민의식에 빠지듯이
특권의식에 머물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롯한 제물로 하느님께 바쳐지기 위함입니다.
제사 때 쓰는 제기들이 오직 제사 때만 쓰이고
축성된 성당이 오직 하느님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성별된 제물이 오롯이 하느님을 바쳐져야만 하듯이
축성되고 성별된 수도자들은
다른 어떤 존재가 아닌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하느님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하느님께만 바쳐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축성으로 성별되고 봉헌된 수도자들은
하느님께 봉헌되신 주님께서 세상을 위해 봉헌되고
그래서 세상 안으로 들어오셨듯이
세상을 위해 봉헌되고
세상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여기에 우리생활의 의미도 있고 어려움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과 다르면서도 같아져야 하고
우리는 사람들을 떠나면서도 찾아가야 하고
우리는 하느님께 올라가면서도 사람에게로 가야하고
우리는 주님께 봉헌되면서 세상을 위해 봉헌되어야 합니다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 (작은 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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