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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여성 사제직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01 조회수640 추천수7 반대(0) 신고

 

 

 

주님 봉헌 축일 - 여성 사제직

 

오늘은 예수님께서 성전에 봉헌되심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또 특별히 봉헌생활을 하시는 분들의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봉헌생활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봉헌생활을 하여도 여자는 수녀님밖에 될 수 없고 사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개신교와 성공회 등 여성 목사님과 여성 사제를 인정하는 타 종교에 비해 현대 여성 인권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성 사제를 인정하지 않는 가톨릭교회는 시대에 매우 뒤떨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 가톨릭 여성 신자가 고민한 내용을 읽어보면 공감되는 내용도 많습니다.

“여성신자로 가톨릭교회 다니기

...

저는 서울에서 성당을 다니고 있는 사람이고 어려서부터 신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신부가 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약자, 소외된 자를 위한 종교에서도 여성은 역시 소외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미사 후에 신부님이 진행하신 미사를 정리하고 치우는 수녀님들을 보면

저는 착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일에 충실하고 만족하고 계신 수녀님들께는 죄송합니다)...

왜 여자는 교황이 될 수 없고 신부가 될 수 없을까요.

열두 제자들이 모두 남자였기 때문에?...

사제로 남성을 택한 것은 남성 중심적이고 여행의 위험이 많았던 그 시대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에 적합한 성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현대 사제의 임무 중 여성이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일은 없어 보입니다.

예수님이 남자였기 때문에 사제도 남자여야 한다?

이런 생각은 예수님을 그저 단순한 인간으로밖에 보지 않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신이 아니라 남자였다면 저는 예수님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한 성의 특징과 행동양식만을 가진 신이라면 저는 그 신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

저는 신학을 공부하러 유학을 갑니다.

성서 내에서 타당하지 않은 여성의 묘사가 그릇됨을 밝혀내고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 아닌 당시의 시대상황 때문임을 밝히는데 노력할 것입니다

...” (부산 교구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이고 전례학 동호회 (LITURGIA.ORG)에서 퍼온 글입니다.)

 

이 분이 지금 공부를 하고 계신지 모르겠으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 결국엔 가톨릭에선 여성 사제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

 

봉헌의 삶이란 꼭 여자가 사제가 되어야하고 남자가 수녀가 되어야 한다는 식의 생각을 넘어섭니다. 성모님이 예수님이 되려고 하고 예수님이 성모님이 되려고 했다면 지금의 동성연애자들보다 더 큰 혼란이 있었을 것입니다.

위의 자매님은 예수님께서 남자로 태어나신 것에 크게 의미를 두고 싶어 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시기 위해 선택하신 성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었다는 것이 그저 두 성을 놓고 제비 뽑아서 결정한 사항이었을까요?

그 안엔 신비로운 구원 계획이 들어있습니다. 세상을 구원하러 오실 메시아는 남성으로밖에 태어나실 수 없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대적으로 남성이 여행하기 유리하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이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내셨는데 남자와 여자로 지어내셨다.” (창세 1,27)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만드셨는데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하느님도 그 안에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 있다는 뜻입니다. 성부는 남자로서 성자는 여자로서 성령은 둘의 사랑으로써 삼위일체를 이룹니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으로 결합하여 한 몸이 되는 신비가 이미 하느님의 삼위일체 안에 있는 것이고 그 모습대로 사람도 사랑으로 하나 되는 신비를 살도록 창조하신 것입니다.

아버지는 모든 것의 원천이고 주인이셨습니다. 아버지에게서 아들이 나오고 아들은 아버지께 순종적입니다. 삼위일체 안에도 질서와 구별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들이 아버지와 대등해지려는 시도로 두 분이 같은 분이 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들이 죽기까지 아버지께 낮아지셨기 때문에 아버지가 당신의 모든 것, 즉 성령님을 아들에게 주셔서 아들을 동등하게 만들어주시는 것입니다.

인간도 신랑인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룹니다.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어야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고 그것이 곧 구원입니다. 교회는 아담인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나온 하와입니다. 둘은 한 몸을 이루고 질서로 구별한다면 그리스도가 남성이고 교회가 여성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주도권을 가지시고 인간은 예수님께 능동적으로 수동적이 됨으로써 참다운 하와가 됩니다. 인간이 예수님께 순종을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신비로운 구원계획 안에서 신랑이 여성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불가능 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교회의 신랑으로 오셨기 때문에 남성이고 교회는 여성입니다. 요한 묵시록에 보면 마지막 때에 신랑이신 어린양과 예쁘게 단장한 신부인 천상예루살렘, 즉 교회의 혼인으로 끝을 맺게 됩니다.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당신의 직무를 계속 이어갈 것을 명령하십니다. 사제는 미사 때 “이것은 나의 몸이다, 이것은 나의 피다.”하며 그리스도를 대신합니다. 다시 말해 “이것은 그분의 몸이다, 이것은 그분의 피다.”하지 않고 곧 ‘나의 몸이요 나의 피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대신해 죄도 용서해줍니다. 사죄경을 할 때 “그분께서 용서해주십니다.”하지 않고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라고 하며 그리스도를 대신해 용서를 주는 것입니다.

사제들은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신랑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신랑으로서 여자일 수 없으셨던 것처럼 사제들도 신랑의 대리자들이기 때문에 여성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수녀님들은 무엇일까요? 수녀님들은 결혼하지 않지만 사실은 그리스도와의 혼인이 있다는 상징이고 증거자들입니다. 어떤 누구도 혼인하지 않으면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그분들은 성모님의 대리자들입니다. 성모님은 남성인 하느님 앞에 구체적인 여성이 되어 하느님과 혼인하여 한 몸을 이루신 완전한 하와이십니다. 하와가 사제가 되어 미사를 하겠다고 하지 않습니다. 미사를 한다고 높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역할이 다른 것입니다. 남자가 아이를 낳겠다고 하면 얼마나 우습겠습니까?

성모님은 미사 한 대도 못 드렸지만 사도들의 어머니이십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특별히 그리스도와 사도들보다 더 온전히 한 몸을 이루셨기 때문입니다. 거룩함의 정도는 그리스도와 얼마만큼 온전하게 일치하느냐에 있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본당 내에서도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사제들은 성모님을 대리하는 수녀님들을 신랑이 신부를 사랑하듯이 사랑해주어야 하고 삼위일체 하느님이 그러신 것처럼, 또 하느님과 성모님이 그러신 것처럼 사랑으로 한 몸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오늘 봉헌 축일입니다. 참다운 봉헌은 참다운 하와가 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온전한 순종으로 참다운 하와가 되어 신랑이신 아버지와 한 몸을 이루신 것처럼, 또 성모님께서 온전한 순종으로 완전한 하와가 되어 하느님과 한 몸을 이루셨듯이, 우리도 그리스도께 온전히 순종하여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는 하와가 되는 것이 바로 봉헌입니다. 왜냐하면 봉헌이란 말엔 자기를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주 강하게 들어있는데 그것이 자신을 버린 완전한 믿음과 순종의 바탕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봉헌의 의미가 그저 독신으로만 사는 것, 사제 수녀 복장만 입는 것을 훨씬 넘어선 혼인의 신비를 사는 것임을 묵상해 보도록 합시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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