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50) 하도 죄송해서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19 조회수953 추천수5 반대(0) 신고

 

지난 5월 12일날 우리성당에선 성모의 밤 행사가 있었다.

작년 성모의 밤 행사때 성모님께 올릴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글을 썼더니, 이왕이면 글을 쓴 사람이 낭독까지 하는게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었다.

약간의 협십증 비슷한 것이 있고 용기가 없어 사양하다가 자신의 용기를 시험해볼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수락했는데 결과는 망신(?)이었다.

아무나 마이크를 잡는게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글을 읽자니 긴장으로 덜덜 떨려 음성이 갈라져 나오는데 주저앉을 수도 없고 어떻게 읽었는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는 마이크를 잡고 대중 앞에 서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수없이 다짐했었다.

그리고 금년엔 마음 편하게 신자석에 앉아 성모의 밤을 보내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난 그날 성당에 가지 못했다.

요즘 어떤 드라마를 보면 기면증이라는 병이 있어 충격을 받으면 그냥 쓰러져 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나역시 근래 갑자기 기운이 빠지면서 스르르 눈이 감기고 잠이 쏟아지는 증세가 있어 왔는데, 밤 여덟시에 시작하는 성모의 밤에 가야지 하고는 자기도 모르게 잠에 빠졌다 깨어보니 9시가 다 되어 있었다.

집에 누구라도 있었더라면 깨워주었을텐데 마침 혼자있다가 그리 되었다.

어버이날 딸이 사온 꽃바구니를 성모님 앞에 놓고, 올해엔 긴장하지 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성모의 밤을 보내리라 그렇게도 다짐했는데 긴장이 너무 풀어져 아예 잠들어 버렸으니.....

너무나 기가 막히고 황당하여 한숨도 나오지 않았다.

 

성모님께 하도 죄송하여 이제야 글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성모님 !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올해에도 못난 저를 기억해 주세요.

사랑합니다. 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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