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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삶의 전기(傳記) 나무’ - 6.2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6-27 조회수484 추천수11 반대(0) 신고

2012.6.27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열왕기 상 22,8-13;23,1-3 마태7,15-20

 

 

 

 

 




‘내 삶의 전기(傳記) 나무’

 

 

 

 

 



나무가 좋아야 열매가 좋듯이 삶이 좋아야 삶의 열매도 좋습니다.

삶이 격조 있고 향기로워야

삶의 열매인 말도 글도 생각도 행동도 격조 있고 향기롭습니다.

이런 삶의 열매들은 그대로 삶의 반영입니다.

 


산책길의 자귀나무 꽃

20년 전이든 10년 전이든 지금이든 언제나 때 되면 피어나

그윽한 향기를 발합니다.


향기를 맡을 때 마다 신선한 감동입니다.

내 삶의 나무의 향기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얼마 전 대선 후보들에 대한 평에서

‘삶의 스토리’라는 말마디에 크게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후보는 삶의 스토리가 풍부하지만

어느 후보는 삶의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삶의 스토리는 너무 풍부하여

전설 같은 위인의 전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삶의 스토리가 풍부하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나무로 잘 성장했다는 반증입니다.


젊은이들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것도

결국은 삶의 스토리를 풍부하게 하여 경쟁력을 높이려는 방편으로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여 어디 연사로 가면

연사에 대한 삶의 스토리에 대한 소개가 있고 이어 강연이 시작됩니다.


이래야 삶의 열매로서의 강연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건 저의 생생한 체험이기도 합니다.


예기치 않게 얼마 전 저에겐 영광스런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사제성화의 날, 의정부교구 사제들을 위한 80분의 강의 부탁이었습니다.


부담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응답하여 준비했습니다.

 


실제적인 도움이 되고자 학적인 접근보다는

수도승 삶을 바탕으로 하여 ‘사제영성 심화를 위한

성 베네딕도회 수도승 삶’이란 제목으로 체험적 고백의 강의를 했습니다.


제가 서울가대 출신이 아니기에 저를 잘 모르는 분이 대부분이라

우선 용기를 내어 제 소개부터 하고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1949년 충남 예산군 봉산면에서 출생

 

1974년 서울교대 졸업 후 8년간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

 

1982년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입회(서울 대교구 신림동 본당 출신)

 

1985년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졸업

 

1988년 대구 가톨릭 신학대학원 졸업

 

1988년 7월 11일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파견

 

1989년 종신서원, 부제품, 사제품

 

1992년- 2001년 요셉수도원 분원장

 

1996년-2001년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원 수도회사, 수도영성사 강의.

 

2002년-2003년 미국 성 베네딕도회 요한 수도원 소재 신학대학원에서
수도승 영성 공부

 

2004년-현재까지 성 요셉수도원 원장.

 

2007년 ‘둥근 마음 둥근 삶’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출간.

 

2011년 수도서원 25주년 은경축.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 출간.

 

 

 

 

 

소개와 더불어 강의 서두는 다음처럼 시작했습니다.

 


'오늘 강의 주제는

‘사제 영성 심화를 위한 성 베네딕도회 수도승 삶’입니다.

강의라기보다는

1982년 34살에 수도원에 들어와 2012년 64살이 될 때 까지

30년 동안 수도원에서 정주하며 살아 온

수도사제로서의 체험적 고백이 되겠습니다.’

 


결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저의 삶의 스토리 덕분에

강의가 더욱 분명히 이해되고 공감되었다는 전언이었습니다.


누구나 나름대로 삶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삶의 전기’라 할 수 있고 ‘내 삶의 성경’이라 해도 좋습니다.

 

사실 제가 요즘 즐겨 읽는 것은 전기입니다.

신문에서도 사람에 대한 소개나 인터뷰 기사는 꼭 배우는 자세로 읽습니다.



나무가 좋아야 열매가 좋습니다.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삶의 나무가 좋아야 삶의 나무 열매들, 말, 글, 생각, 행동도 좋습니다.


사실 이런 열매들을 통해 그대로 드러나는 사람 나무입니다.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그러나 사람나무는 고정불변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형성되어가는 사람나무입니다.

사람마다 태어나면서 각자의 전기를, 각자 삶의 성경을 쓰라고

텅 빈 인생 공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세상 끝나는 날 각자의 전기를, 성경책을 주님께 바쳐야 합니다.


과연 내 삶의 전기는, 삶의 성경책은 어느 정도 완성되었는지요.

많이 비지는 않았는지요.


아직은 미완성의 사람나무요, 전기요 성경이기에

지금부터라도 힘껏, 정성껏 살면서 잘 기록해가면

저절로 좋은 사람나무에 좋은 열매 가득한 인생의 될 것입니다.

 


좋은 사람 나무 키우는 비법을,

좋은 내 전기, 좋은 내 삶의 성경책을 쓰기 위한 비법을 알려드립니다.

 


좋은 사람나무에, 좋은 내 삶의 전기에, 좋은 내 삶의 성경에

하느님은 필수입니다.


아무리 삶의 스토리가 풍부해도 하느님이 빠져 있으면

그 인생이란 책은 참 공허하고 허무하고 무의미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굽이굽이 배어있어 은총으로 빛나는 사람나무요,

삶의 전기요, 삶의 성경책입니다.

 

 

 




1. 제자리에 돌아와 하느님 앞에 자신을 성찰하는 회개가 우선입니다.

 


오늘 1독서 열왕기 하권의 요시아 임금이 그 모범입니다.

주님의 집에서 발견된 율법서를 사판 서기관이 읽자

자기 옷을 찢으며 회개하여 제자리에 돌아 온 요시아 임금입니다.

 

이어


모든 이에게 계약 책의 모든 말씀을 큰 소리로 읽어 그들에게 들려준 후

기둥 곁에 서서 주님을 따라 걸으며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분의 계명과 법령과 규정을 지켜,

그 책에 쓰여 있는 계약의 말씀을 실천하기로 주님 앞에서 계약을 맺습니다.

 


그러자 온 백성이 이 계약에 동의합니다.

 


이런 회개를 통한 끊임없는 성찰과 하느님 중심의 삶이

좋은 나무의 삶을 형성해줍니다.

 

 

 




2. 일과표에 따른 항구한 삶입니다.


수도원 일과표만 아니라

영성생활에 각자의 생활 리듬에 맞는 기도와 노동과 공부(성경)가

균형이 잡힌 일과표가 좋은 사람 나무로 성장케 합니다.


영성생활은 습관입니다.


각자 나름대로 일과표에 충실할 때

저절로 내외적으로 균형과 조화, 질서의 삶이 됩니다.


하루아침이 아닌 장구한 세월 중에 성장한 아름드리 좋은 나무이듯

부단히 일과표에 충실할 때 아름드리 좋은 사람 나무로 성장합니다.

 

 

 




3. 부단한 성경독서, 렉시오 디비나입니다.

읽고 들음-묵상-기도-관상-실천의 리듬에 따라 말씀을 육화(肉化)할 때

하느님은 내 삶의 확고한 중심이 되고


내 삶의 성경책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위의 세 수행보다

내 삶의 전기 나무를 훌륭히 키우는데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이런 항구한 수행과 더불어 점차 성장, 성숙되는 내 삶의 전기 나무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좋은 삶의 나무로 키워주시고

좋은 삶의 나무 열매를 풍성히 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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