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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 (73) 어머니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8 조회수673 추천수2 반대(0) 신고
 
 

작성자            이순의(leejeano)                         작성일             2004-02-21 오후 5:46:00

 
 

2004년2월21일 연중 제6주간 토요일 ㅡ야고보3,1-10;마르코9,2-13ㅡ

 

   (73) 어머니

               이순의

       


ㅡ모습ㅡ

몇 년 만에 어머니를 보았다.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해 주신 어머니를 뵈러 가는 동안에는 가슴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늙으셔서 초라하시면 어떻게 눈물을 참아야 할지 고민을 했다.

 

조카들이 커서 나 보다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손녀를 보시러 오신 것이다. 늦도록 불효만 일삼아 온 딸자식의 면목이 죄송해서 가지 않겠다고 거절을 했다. 어머니는 궁색하고 불편한 내 집으로 딸을 보러 오시겠다고 고집이셨다.

 

어머니를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아들과 함께 조카 집으로 갔다. 다행히 어머니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건강해 보이셨다. 어머니의 치마폭에서 자랄 때는 평생을 어머니와 함께 살겠다고 맹세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머니께서 자식을 보러 오신 것이다. 지금의 내 나이를 사실 적의 어머니의 옛 모습을 생각 해 보니 비할 바가 없다. 자식인 나는 그때 그 시절의 어머니만 못 하다.

 

그러고 보니 지금의 어머니의 연세를 살아야 할 나의 미래 또한 어머니만큼 건강하고 정정할 수 있을지 해답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잘 걸으시고 잘 잡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다행히 눈물은 흐르지 않을 수 있었다. 전철역까지 배웅 나오신 어머니께 부탁을 했다.

 

"엄마! 막내딸이 조금만 여유로워질 때까지만 건강유지하고 살아줘, 꼭 약속해야 돼, 꼭이야."

어머니는 딸의 마음을 아셨다.

"그래야제! 우리 막내 가슴에 한을 품지 않게 해주고 죽어야제."

 

아들에게 할머니의 모습이 훗날 어미의 모습이니까 잘 보아두라고 일렀다.

아들은 장담을 했다.

"나는 꼭 잘 살아서 엄마한테 집도 사 드리고 엄마가 가져보지 못 한 것 다 해 드릴 거예요."

 

"그래! 넌 꼭 그렇게 해서 가슴 아프지 말고 살아라."

 

ㅡ"선생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선생님을 모시고 하나는 모세를, 하나는 엘리야를 모셨으면 합니다." 마르코9,5ㅡ

 

 

 
지난여름,
2008년 8월 첫 주 어느 날에 친정 가족들이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산에 오셨었다. 작년 여름에 친정어머니를 주님께로 올려 보내신 새언니께서 사돈어른의 기일을 맞아 지향을 두고 봉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 봉사하시고 싶은 곳이 막내 시누이가 고생한다는 현장에 가서 함께 해 보는 것이었단다. 그 소망을 주님께서 들어 주신 것이다.
 
그 날 하루에 눈만 안 오셨지....... 하늘이 보여 주실 수 있는 악재는 다 보여주신 날씨였다. 멀쩡하던 날씨를 믿고 손님이 오셨으니 멀지 않은 곳으로 점심식사를 대접하러 갔었다.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밥을 반 그릇정도 먹었을까? 전화가 왔다. 작업현장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는!
 
식당이 있는 곳에는 해가 쨍 나서 친정식구들은 믿지를 않았지만 산악지대는 나무 한그루 차이에도 왼쪽은 폭우가 쏟아지고 오른쪽은 해가 뜨기도 한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급하게 운전을 하며 가는데 밭이 가까울수록 운전을 할 수가 없는 지경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벌써 도로는 계곡수준의 물이 넘쳐났다. 동승한 가족들은 흔히 겪어본 적이 없어서인지 걱정 반 두려려움 반으로 떨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여 보니 5톤 차의 차짐은 반차도 실리지 않았다. 작업반들은 일부 술렁거리며 철수준비하는 이도 있고 일부 작업 중인 이도 있고, 손님을 대접하러 가지 말고 그 자리에서 현장 지휘를 해야 할 사람이 없는 결과였다. 
 
산에서는 그런 폭우도 어지간하면 무지개 뜨면서 걷히기도 한다. 
먼저 체온유지를 해 줘야 한다. 그리고 무조건 사정을 해야 한다.
늘 차에 비상용으로 준비해 가지고 다니는 물품들 속에서 1회용 비옷을 꺼내 나누어 주면서 부탁을 했다.
 
<입고 계신 비옷 위에 한 벌 더 껴 입으시고 체온을 유지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오늘 차짐이 반도 안찼는데 이대로 철수하시면 업주는 망하는 날입니다. 올같은 해는 시세도 없어서 고전을 면하기 힘든데 도와주는 마음으로 차짐이나 채워주시지요. 산에는 곧 비가 멎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계시지 않는지요?! 앞으로 한 시간만 더 견디어 보고 비가 계속 오시면 철수하기로 합시다. 아마도 근처 다른 곳은 비가 안 오는데 여기만 오는 걸 보면 금방 지나가는 폭우일 것 같습니다. 부탁합니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작업반들이 웅성웅성하는데....... 언제 밭에 뛰어들어 수북이 뽑아 놓은 큰오빠랑 큰언니랑 새언니가 합창을 했다.
<여러분들, 저희가 뽑아 드릴 테니 묶기만 하세요.> 
그래서 오신 손님들까지 밭으로 투입이 되고....... 하늘은 열리고!
 
고생!
한나절짜리 고생치고는 진짜 많이 하고 가셨다. 빨강바지는 친정어머니! 분홍셔츠는 큰 언니! 노랑 점퍼는 큰새언니! 큰오빠는 너무 열심히 도우시느라고 지치셔서 밭 자리 옆집 마루에 쓰러져 누우셔서 안 보입니다. ㅎㅎ
주님께서 새언니의 바람대로 보여주실 것을 다 보여주신 날이었다. 눈물 나네요. (ㅠ_ㅠ)
좋고 행복한 모습만 보이며 살 수 있는 딸, 동생이 될 수는 없을까요?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아멘>
 
 
 
 
 


For mama
Don Black, Lyrics
Jerry Vale

 


프랑스의 Robert Gall 작사에 Charles Aznavour 작곡 노래로

-음악이야기 노병규님 것 얻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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