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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제자가 되려면"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5 조회수607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1.5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필리2,12-18 루카14,25-33

                                                    
 
 
 
"주님의 제자가 되려면"
 


오늘 아침기도 찬미가 첫 연이 참 힘차고 고무적이었습니다.

“세상이 어지럽고 캄캄해지는
  밤이여 어둠이여 먹구름이며
  햇발이 솟아온다 땅을 밝히며
  주 예수 오시나니 물러들 가라.”

이런 태양 같은 주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들입니다.
 
떠오르는 태양에 밤의 어둠 사라지듯이
주님을 향해 살아갈 때
우리 마음 속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도 말끔히 사라집니다.
 
이 바라볼 방향이신, 따라갈 중심이신
태양 같은 주님을 잃었기에 방황이요 혼란이요 어둠입니다.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하여 있사오니
  주여 이 종의 영혼에게 기쁨을 주소서.”

시편의 고백처럼 우리 영혼이 늘 주님을 향할 때 기쁨과 평화입니다.
 
사실 이런 주님의 제자들이 되어 살아가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습니다.
 
저절로 사람 되는 게 아니라
이런 주님을 충실히 따를 때 아름답고 품위 있는 사람입니다.

첫째, 주님을 사랑할 때 비로소 주님의 제자입니다.

제자가 되기 위한 첫 조건입니다.
 
베네딕도 성인께서도 그의 규칙에서 말씀하십니다.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말라.”

이래야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초연의 자유를 누립니다.
 
갈림 없는 마음에 순수한 마음으로
지금 여기의 삶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사람 사랑에 빠져 길 잃는 경우도 없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주님은
내 제자가 되려면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나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해야 한다 하십니다.
 
말 그대로 미워하라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집착의 눈먼 사람 사랑이 아니라
무집착의 초연한 눈 밝은 사람 사랑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자유롭게 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
배려하는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

막연한 노력이 아니라 전심전력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것,
이게 우리 구원의 유일한 지름길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어,
당신 사랑의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둘째, 제 십자가를 지고 항구히 주님을 따를 때
비로소 주님의 제자입니다.

제 십자가의 짐을 져야 비로소 주님의 제자이자 사람입니다.
 
책임적 존재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을 사랑할 때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힘도 생깁니다.
억지로가 아닌 기쁨으로 내 운명의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세상에 똑같은 십자가는 하나도 없습니다.
결코 좋고 나쁨을 비교할 수 없는 제 고유의 운명의 십자가입니다.
 
순교의 십자가를 예감하면서도 기뻐하라 권고하는 바오로 사도입니다.

“내가 설령 하느님께 올리는 포도주가 되어
  여러분이 봉헌하는 믿음의 제물 위에 부어진다 하여도,
  나는 기뻐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 기뻐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기뻐하십시오, 나와 함께 기뻐하십시오.”

기쁨과 유머, 긍정적 낙관적 인생관은
하느님을 믿는 이들의 최고의 표지입니다.
 
참 영성을 판가름하는 잣대입니다.
 
심각함이나 우울은 결코 참 영성의 표지가 아닙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이,
억지로 의무적으로가 아닌 기쁨으로 제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낙관적 삶을 살게 합니다.


셋째, 무집착의 이탈의 삶을 살 때 비로소 주님의 제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하십니다.
 
역시 말 그대로 다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있어도 없는 것처럼
무집착의 초연한 삶을 살라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소유가 아닌 존재의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소유에 노예 되어 참 나를 잃고 사는 이들,
욕심으로 눈멀어 길 잃고 헤매는 이들 얼마나 많은지요.

욕심을 비울 때 비운 그 자리에 가득 차는 기쁨입니다.
 
불평불만도 저절로 사라집니다.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않고 하게 됩니다.
 
하여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나게 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을 열렬히 항구히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니십시오.

그래야 우리가 헛되이 달음질하거나 헛되이 애쓴 것이 되지 않아,
그리스도의 날에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모든 사람 집착, 소유물 집착, 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기쁘게, 제 십자가를 지고,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주님의 제자 되어 살 수 있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당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참 좋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선사하시어,
제 고유의 십자가를 잘 지고 항구히 당신을 따르도록 하십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로다.”(시편27,1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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