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진묵상 - 생명력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7 조회수508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생명력
                          이순의
 
 
 
 
 
 
오대천 뚝방길에
봄부터 수 없는 칼질을 합니다.
게으른 농군이란 딱지가 두려워서 이기도 하지만
밭둑에 잡초가 무성하면
곡식이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풍이 잘 되지 않아서
줄기는 가늘고
잎사귀는 웃자라고
알은 잘록하여
작물들이 미워집니다.
미운 농사를 지어 놓으면
게으른 농군이 되거나
기본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농사를 지으러  덤빈 
몹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 뚝방 길에
기계칼을 대고 이발 뿐만 아니라
면도질까지 말쑥하게 합니다.
 
 
 
 
 
 
 
 
 
그런데요.
그리도 무수히 잘라낸 상처 입은 칼질은
다 어떻게 잊으시고
가을냄새가
오대산의 봉우리 쯤에 당도 하시면
저렇게 꽃을 피워 알려주십니다.
그러면
강아지 풀도
단풍들어 알갱이 익구요.
하천가의 아카시아 나무도 노랗게 노랗게
옷 갈아입습니다.
때로는 시골 아낙들이 찾아와
겨울에 끓여 마실 차 잎으로
꽃을 따기도 하구요.
 
 
 
 
 
 
 
 
가을이면
신께서 점지해 주신 자연의 생명력 앞에
기어이 숙연해지고 맙니다.
내 곡식 지키려고
봄에
여름에
얼마나 아픈 난도질을 했던가요?!
베고 베고 또 베고,
잡풀들에게 미안함 보다는
고생스런 미움을 안고
베고 베고 또 베고,
그래도
가을이면 어김없이
밭둑을 꽃밭으로 장식해 주십니다.
 
웅웅
기계칼을 돌릴적에는 망각하다가
꽃이 피고서야
미안하고 반갑고 고맙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