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 루카 13,10-17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그대는 세상의 중심입니다>

    운동도 이젠 나이를 생각해서 슬슬해야 되는데, 그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언젠가 새파란 젊은이와 공중볼을 다투다 그만 허리를 삐끗한 적이 있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즉시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설설 기어서 운동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 마다, 물건을 집을 때 마다, 일어설 때 마다, 느껴지던 끔찍한 통증,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양말 하나도 제대로 신을 수 없었습니다.

    허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절실히 느꼈습니다. 허리가 시원찮으니 만사가 귀찮았습니다. 삶 전체가 힘들었습니다. 허리는 건강의 중심이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잠깐 동안의 허리 통증이었는데도 그렇게 괴로웠는데,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여인을 보십시오. 한 두 해도 아니고 18년 세월입니다. 그 오랜 세월 여인의 허리는 휠대로 휘어 조금도 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여인의 18년 세월은 휜 허리와 함께 꼬이고 꼬인 인생이었습니다.

    허리가 기역자로 휘면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산이나 들, 태양이나 바다가 아니라 땅 바닥입니다. 시야가 좁아지는 것입니다. 바라보는 세계가 좁아지는 것입니다. 그로인해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절망감에 사로잡힙니다.

    이런 여인에게 예수님 자비의 손길이 펼쳐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몇 가지 단계를 거쳐 여인에게 새 삶을 되찾아줍니다.

    먼저 그 여인을 당신 가까이 부르십니다. 당신이 서 계시던 회당 한 가운데로 나오게 하십니다. 그 여인은 허리가 굽었다는 이유로 평생 세상의 이방인으로 살아왔습니다. 늘 인간세계의 주변인으로 내몰려왔습니다. 단 한 번도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된 적이 없었습니다. 늘 들러리였습니다. 한 평생 철저한 소외감에 사로잡혀 고독한 삶을 살아온 것입니다.

    그런 여인이었는데, 오늘은 예수님 앞에서 주인공입니다. 집중적인 조명을 받습니다.

    이렇게 치유의 첫 단계는 변방에서 중심으로, 외곽에서 예수님 바로 앞으로 걸어 나오는 것입니다.

    무대 한 가운데로 걸어 나온 여인에게 예수님께서는 특별한 한 말씀을 던지십니다.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이 말씀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까? 아마도 이런 말씀이 아닐까요?

    “그대는 이미 자유롭습니다. 그대는 이미 건강합니다. 그대 안에는 다시 일어설 힘이 있습니다. 그대는 당당한 사람입니다. 그대는 세상의 중심입니다.”

    치유과정의 마무리로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의 어깨에 손을 얹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녀가 당신께 소중한 존재이며, 그녀를 존중하고 있고, 그녀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싶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 여인은 자신이 더 이상 세상의 짐이 아니며, 추하지 않으며, 오히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사랑스런 존재이며, 예수님의 사랑을 받는 소중한 사람이란 의식을 통해서 치유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녀는 굽은 허리의 치유를 통해서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 정신, 사고방식, 의식구조 등 총체적인 치유가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