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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좁은 문으로'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9 조회수707 추천수5 반대(0) 신고

<좁은 문으로>(루가 13,22-30)

-유 광수신부 -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하시는 동안, 여러 고을과 마을을 자나며 가르치셨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 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 중에 "예술가의 길"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 보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세 페이지의 아침 글쓰기'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무슨 생각이든, 말이든 상관없이 매일 세 페이지씩 쓰라는 것이다. 많은 사건들이 이 세 페이지의 글을 쓰는 동안 정리가 되고 해답을 찾을 수도 또 어떤 영감을 받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맞는 것 같다. 가능한 한 나는 매일 복음 묵상을 쓰려고 한다. 쓰다보면 새롭게 묵상되는 것들이 있고 또 정리가 된다. 그리고 매일 복음 묵상을 쓰기 위해서 하루 종일 복음을 묵상하게 된다. 그러니까 아침마다 세 페이지를 쓰라는 것은 단순히 세 페이지를 쓰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세 페이지를 쓰기 위해 하루 종일 생각하게 되고 말씀에 몰두하게 되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작은 것이라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 하고 아무 목적 없이 생활하는 것하고는 큰 차이가 있다. 어떤 목적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은 늘 깨어있다는 것이다. 늘 생각하고 고민하는 데에서 예술가들의 어떤 창작품이 나오기 때문에 매일 아침 세 페이지를 쓰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골프 치는 사람은 하루 종일 골프 치는 것을 생각할 것이고 바둑을 두는 사람은 하루 종일 바둑판을 생각할 것이다.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은 자나깨나 고시원에 들어 앉아서 고시 시험을 준비할 것이고, 야구 선수는 야구만을, 축구 선수는 축구공만을 생각할 것이다. 히딩크 감독이 자기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축구공을 가지고 논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나는 무엇을 가지고 노는가? 나는 자나깨나 무엇을 생각하는가? 돈 버는 일인가? 출세하는 길인가? 은행에 들어가서 돈을 가져간 강도는 강도 짓을 하기 위해 얼마나 생각하고 준비를 했겠는가? 무슨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가? 인간은 생각하는 것을 행하는 법이고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진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 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들어가려고 힘써야할 좁은 문이란 어떤 문인가? 나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고 힘쓰고 있는가? 대입시생들이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가? 학생뿐만 아니라 고 3 학생을 둔 부모도 그 학생 뒷바리지 하느냐고 얼마나 고생하는가? 그들은 모두 돈, 시간, 희생을 바치면서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무진장 애쓴다. 왜그러는가? 대학교에 들어가는 문이 좁으니까?  그러나 많은 사람이 대학교에 들어가려고 노력하지만 다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좁은 문이란 어떤 문인가? 나도 들어가기 위해 힘써야할 좁은 문이 있는가? 있다면 그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지금 나는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가? 구체적으로 내가 노력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좁은 문이란 구원의 문이다. 구원은 모든 이에게 개방되어져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마치 대학교가 모든 학생들에게 개방되어 있지만 학생이면 무조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듯이 구원의 문은 모든 이를 위해 마련되었고 개방되어져 있지만 모든 이들이 다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원의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힘을 쓰는 사람만이 들어간다.

 

구원의 문 즉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힘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때가 차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마르 1, 14)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구원의 문 즉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힘을 쓴다는 것은 회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회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구원의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제시된 구원의 길을 걷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내 마음대로 길을 만들어서 걸어갔던 길을 버리고 예수님이 제시하신 길 즉 복음의 길을 받아들이고 걸어간다는 것이다. 회개한다는 것은 복음에 제시한 것과 다른 것은 버린다는 것이다. 회개한다는 것은 복음에서 제시하는 길이 아닌 길을 걸었던 삶에서 이제부터 복음이 제시하는 새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마지막 날 나를 심판하는 것은 내가 만들어 온 길을 얼마나 열심히 걸어왔느냐가 아니라 예수님이 제시하신 길 즉 복음이 제시한 삶을 얼마나 실천하면서 살아왔느냐가 합격 불합격의 기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구원을 받으려는 사람은 많지만 구체적으로 복음의 삶을 살지 않은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마지막 날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복음의 삶을 사는 이의 삶은 항상 낮은 자리 겸손한 삶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항상 꼴찌처럼 보이겠지만 마지날 날 구원의 문 앞에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이다. 왜냐하면 복음의 시험 문제를 다 맞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구원은 "주님, 주님 한다고 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라고 말씀하셨듯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복음을 살려고 힘쓴 사람들이 구원의 문으로 들어 갈 것이다. 

나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 위해 무엇을 힘쓰고 있는가? 내가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복음의 삶은 무엇인가? 오늘 내가 복음에서 벗어난 삶에서 회개해야할 것이 무엇이 있는가? 회개하고 좁은 문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로운 선물을 받는다는 것이다. 내가 눈을 돌려 복음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은 은총이며 선물이다.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육적인 것에서 영적인 것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회개의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구원을 받을 것이다. 회개의 삶은 자기가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만이 가능하다. 구원의 문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자신이 구원받아야할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만이 가능하다. 구원은 나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구원자이신 예수님이 제시한 그 길을 걸을 때만이 구원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만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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