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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1일 야곱의 우물- 마태 5, 1-12ㄴ 묵상/ 지금 이곳에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1 조회수624 추천수4 반대(0) 신고
지금 이곳에서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마태 5,1-­12ㄴ)
 
 
 
 
◆6·25 때 월남한 그분은 가족 없이 살아 오셨습니다. 그동안 실버타운에서 생활하시다가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난 후 저희 병원으로 오셨습니다. 그분의 배는 복수로 차 있고 눈빛은 불안했으며 사람을 잘 믿지 못하셨습니다. 그러나 봉사자를 소개해 드리고 관심을 보이며 끊임없이 대화하는 가운데 통증도 조절되자 그분은 많이 부드러워졌고 저희를 믿기 시작했습니다.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모르는 분이어서 가장 안타깝고 마음이 쓰였는데, 마침 봉사자 한 분이 가족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며 자녀들까지 데리고 와서 그분과 함께 지내다 가시곤 했습니다. 또한 통증이 조절되자 음식도 잘 드셨는데, 정말 놀라운 것은 어느 날 오징어 회를 두 마리나 드시고 나서 매운탕은 바닷가에 나가서 바다를 보며 맛나게 드신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봉사자가 와서 그분이 하느님께 대해 물어오셨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했습니다. 강요는 하지 말고 본인이 원하는 만큼 가르쳐 드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후에 본인이 원하는 대로 ‘안젤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분은 세례 받은 것뿐만 아니라 영성체할 수 있어 행복해했고 많이 기뻐하셨습니다. 일주일 후, 그분의 임종을 지켜보는 저희의 마음에 행복한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그분도 만족해하셨습니다. 가족이 없어서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우셨지만 봉사자의 도움과 간호사들의 따뜻한 돌봄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마음으로 받아들인 분이시기에 우리는 고민 끝에 수녀원 뒷동산 오동나무에 수목장을 해드렸습니다.
 
제가 만난 예수님을 한 분 한 분 기억하면서 저는 하느님의 참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분들의 삶을 통해 하느님은 저에게 하느님의 나라는 지금 이곳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체험하게 해주십니다. 새로운 예수님을 만날 때마다 저는 새로운 삶으로 초대되고 그 초대에 응답하면서 예수님과 길고도 짧은 여행을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합니다. 지금 이곳이 바로 천국의 삶이고 예수님이 함께하시기에 저는 오늘 위령성월을 시작하면서 제가 만난 모든 예수님의 영혼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김은배 수녀(마리아의 작은자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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