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6.1 월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100-166)
토빗1,3;2,1ㄴ-8 마르12,1-12
"하느님의 거룩한 바보들"
사람 눈에 성공이 하느님 눈에 실패일 수 있고,
사람 눈에 실패가 하느님의 눈에 성공일 수 있습니다.
사람 기준이 아닌 하느님 기준으로 사는 게 중요합니다.
업적이나 성취의 결과를 보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른 과정의 충실을 보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사람 눈에 어떠하든 하느님 눈에 들면 성공 인생입니다.
이렇게 하느님 기준으로 살아야 초연하고 자유로운 삶입니다.
누가 뭐래든 하느님 눈에 들면 됩니다.
인간의 반응에 상관없이
항구한 사랑을 베푸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끝까지 인간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새롭게 시도하시며 기다리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포도원 주인이 상징하는바 하느님이십니다.
계속되는 인간의 배반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하느님이십니다.
종 하나를 보냈더니 매질하고는 빈손으로 보냈고
또 종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상처를 입히며 모욕했고
급기야 세 번째 파견한 종은 죽였습니다.
예수님으로 상징되는
마지막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보냈지만
역시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립니다.
바로 이게 탐욕에 눈 먼
무지, 무식한 막가파 인간들의 모습이요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똑똑한 듯 하지만
실상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배척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악의 세력에 좌절할 하느님이 아니십니다.
당신 아드님을 부활시키시어
구원 역사를 계속하시는 항구한 분이
바로 포도원 주인이 상징하는 하느님이십니다.
“집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
위의 시편을 통해서
예수님을 부활시킨 하느님의 섭리를 깨달은
초대교회 신자들의 감격에 넘친 고백입니다.
하느님께는 좌절도 절망도 없습니다.
항구히 당신의 뜻을 따라 살다가 죽음을 당한
버려진 돌의 처지와도 같은 예수님을 부활시켜
교회의 머릿돌이 되게 하신 하느님이십니다.
바로 토빗서의 토빗이
이런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은 사람입니다.
진정 이런 이가 믿음의 사람,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보이는 세상 것들이나 사람들이 아닌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 희망과 믿음을 두어야
이렇게 살 수 있습니다.
“나 토빗은 평생토록 진리와 선행의 길을 걸어왔다.”
실제 토빗은 이렇게 살았기에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살해된 동포 한 사람의 시체를
위험을 무릅쓰고 옮겨다가 땅에 묻은,
초지일관 하느님의 뜻대로 산 토빗 입니다.
하느님의 눈에 올바른 일이라면
무조건 행동에 옮긴 참 의롭고 용감한
하느님의 사람 토빗입니다.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이런 사람들,
사람들 눈에는 바보 같이 보일지 몰라도
이런 하느님의 거룩한 바보들 때문에 유지되는 세상입니다.
예수님을 비롯한 제자들과 무수한 순교자들 역시
하느님의 거룩한 바보들이었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를 당신의 성령으로 가득 채워주시어
당신의 거룩한 바보들 되어 살라고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거룩한 바보)!”
(시편112,1ㄱ). 아멘.
|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