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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지로 내려서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8 조회수481 추천수6 반대(0) 신고
 

 

 

 


복음: 루가 6,12-19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셨다.

산에 올라가 기도 하셨다.

 

얼마나 중요한 일이기에 아버지께 한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가려고 산을 올라가셨을까?

얼마나 중요한 사람들이기에 밤새 기도하고 뽑으셨을까?

 

드.디.어.

 

많은 제자들 중에서 뽑힌 열둘.

그들의 이름은

베드로, 안드레아,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또 다른 야고보, 시몬, 유다, 그리고 또 유다.

이 특별한 사람들을 후대의 사람들은

다른 제자들과는 구별하고 싶어 '사도'라고 부른다.

 

사실 이 칭호는 복음사가 루카에게 있어서는

예수님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하면서

예수님의 공생활을 모두 목격했던 증인들, 

거기다 부활하신 예수님에게서 파견된 사람들에게만 부여하고 있는 

아주 특별하고 영예로운 칭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일반적인 제자들 곧 일흔 명과는 다른,

'사도'들을 인선하기 위해

한 밤을 꼴딱 새워가며 기도하시면서 뽑았던 것이다.

 

 '사도'들은 이제 예수님의 곁에서

그분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배우고 익혀서

예수님이 이 세상에 안 계시게 되면, 그들이 그분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열두 사도들을 데리고 당신의 일을 낱낱이 전수시켜주시려 한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데리고 가장 먼저 하신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데리고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셨다!

적어도 루카복음에서는 이것을 사도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고 싶었던 것이다.

 

'평지에 서라.'


산에 올라가셨으니 산에서 평지로 내려오는 것이 당연하다 싶겠지만,

"산에서 내려오시자"로 끝나지 않고, 

"평지로 내려오시자"라고도 하지 않고,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라고

이중으로 그분의 동작을 설명한다.

 

이것은 분명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몸의 설교다.

그분은 항상 내려오시는 분이다.

사실은 산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신 분이다.

하느님의 신분을 벗고,

인간이 살고 있는 평지로, 인간이 되어 오신 분이다.


그분은 평지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음지.

인간 중에서도 가장 비천한 인간들 중의 하나로 오신 분이다.

 

그러니 그분의 사도가 되기 위해서는

그분의 일을 대신하기 위해서는

그분과 함께 평지로 내려서는 것,

가장 깊숙한 음지, 가장 밑바닥의 인간 상황 속으로 내려와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먼저 사도들에게 요구되는 몸의 자세였던 것이다.

 

평지로 내려오면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가?

그것은 다음 구절들이 설명해준다.

 

예수님이 평지에 서시자,

예수님의 곁에는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게 되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들이 큰 무리를 이루게 된다.

 

예수님을 중심으로 가까운 곳에서부터, 점점 더 먼 외곽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사람들의 무리로 된 커다란 동심원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수님의 일행이 평지에 서면 사람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다는 말씀이다.

멀리에서까지 찾아와 큰 무리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되면 사람들이 그만큼 다가올 수 없다는 말씀이다.

점차 떨어져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예수님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다.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있다.

 

그러니까 평지에 선 그분을 둘러싸고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은 모두

그들 모두를 고쳐 주셨다.

손을 뻗치면 닿을 만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그들이었기에

그분의 몸에 손을 댄 모든 사람들은 모두 쉽게 나을 수 있었다.

 

그래서 사도들에게 가르치려는 첫번째 몸의 설교가 바로 낮은 자리에 내려서는 것이었다.

이는 사도들은 사람들이 손쉽게 가까이 올 수 있는 자리에 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사람들, 아픈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현실적 상황을 보살펴주고 개선해주고 구원해주기 위해 최적의 자리.

즉 그 낮은 사람들이 손을 뻗으면 손이 닿을만한 위치에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도들의 후계자는 누구인가?

사도적 사명을 받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주교님들, 사제들, 평신도들,

어느 누구도 사도적 사명에서 제외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점검해보라는 말씀 같다.

 

혹시 힘있고, 명망있고, 부유한 사람들만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는 않는지.

혹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만 좋아하여 사람들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의 손에서는 얼마나 거리가 멀어졌는지 

오늘은 주변을 좀 돌아보며 살라는 말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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