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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순한 삶" - 10.1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18 조회수546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0.18 토요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2티모4,10-17ㄴ 루카10,1-9

                                                             
 
 
 
"단순한 삶"
 


새벽 성무일도 중
새롭게 와 닿은 ‘하늘’로 시작되는
시편 구절과 주의 기도 첫 부분입니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얘기하고,
  창공은 손수하신 일을 알려주도다.”

“하늘은 당신 정의를 두루 알리고,
  만백성은 그 영광을 우러러보도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늘 하느님 현존 안에 살라고
언제 어디서나 눈 들면 하늘입니다.

삶이 단순하여 깨끗한 영혼의 눈을 지닌 이에게는
하느님의 영광 가득한 하늘이요 세상입니다.
 
짐승이 자살했다는 얘기,
짐승이 병들어 죽었다는 얘기 거의 들은 적 없습니다.
 
아마 사람처럼 자살하고 병 많은 동물들도 없을 것입니다.
 
삶의 단순함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탐욕으로 영혼의 눈 가려짐으로
 삶의 중심이자 삶의 의미이며 삶의 희망인
하느님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삶이 단순할수록 본질만 투명하게 드러나 깊고 아름답습니다.
 
무성했던 여름 나뭇잎들 떨어져나가
푸른 하늘 투명하게 드러난 겨울나무들의 이치와 똑같습니다.
 
탐욕의 잎사귀들 가득하여 하늘을 가려버려
복잡하고 혼란한, 길 잃은 삶입니다.

삶의 순례여정이 끝나
하느님께 이르는 귀천(歸天)의 날이 가까울수록
아름다운 가을 단풍에 이어
욕망의 잎사귀들 떨어져 나간 투명한 겨울나무들 같은
노년의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혼의 눈은 극기(克己)이다.”

우리 어느 수도형제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라는
산상수훈의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수도생활(monasticism)을
극기와 절제의 수행생활(asceticism)이라 합니다.
 
극기와 절제의 수행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이 정화될 때
비로소 깨끗한 영혼의 눈으로 만물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바오로를 비롯한 제자들,
참으로 깨끗한 영혼의 눈을 지녔던,
탁월한 영안(靈眼)의 시력을 지녔던 분들입니다.
 
영혼의 눈을 맑게 하는 데
무소유의 단순한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탐욕의 소유물 나뭇잎들 다 떨어버리고
하느님의 나라 투명하게 드러내는 본질적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온전히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 치유의 도구로서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래야 분별의 눈, 맑은 영혼의 눈 지녀
이리 떼 세상 가운데에서도 몸과 마음 하나 다치지 않습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이런 단순한 삶에 맑은 영혼의 눈 지녔기에
늘 주님을 뵈오며 성공적 복음 선포의 삶을 사셨습니다.
 
이런 저런 이들 다 떨어져 나간
외롭고 쓸쓸한 자리에서 늘 함께 현존하시는 주님을 만남으로
용기백배한 바오로 사도였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게 해 주셨습니다.”

함께했던 이들 다 떨어져나간 바오로의 옆자리에
루가만 함께 있었다 하니
루가의 영안(靈眼) 역시 얼마나 맑은지 깨닫게 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은 우리의 삶을 단순하게 하시고 영혼의 눈을 맑게 하십니다.
 
미사는 삶입니다.
 
잘 살다가 잘 죽기 위해
끊임없이 정성껏, 잘 미사를 봉헌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주님, 주님께 충실한 이들이
  주님 나라의 영광을 알리게 하소서.”(시편145,12ㄴ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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