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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선제 공격의 필요성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31 조회수843 추천수6 반대(0) 신고

 

 

 

 

루카 14,1-6

 

예수님과 바이사이파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루카복음에는 그들과 함께 하는 기사가 몇번이나 나온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은 바리사이파 사람 집에 초대되어 가신다.

바리사이파들 가운데서도 지도자급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

 

왜 하필 그런 자리에 수종을 앓고 있는 사람이 함께 있었는지,

왜 하필 예수님 앞에 앉아 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는 걸로 보아서

또 그 날이 마침 안식일이었다는 점에서

뭔가 집주인의 악의적인 상황 설정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겠다. 

 

 

 

이를 간파한 예수님은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선제 공격으로 들어가신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그들은 잠자코 있었다.

잔뜩 노리고 있다가 한 방을 먼저 먹었으니

놀라기도 하고 멍하기도 했을 거다.

 

 

예수님께서는 답을 기다리지 않고

보란듯이 병자의 손을 잡고 고쳐서 돌려보내신 다음, 

연이어 말씀하신다.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

그들은 이 말씀에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정말 그들이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자기 아들이나 가축이 아니더라도

목숨이 위급하고 생명이 위태로운 때에는

안식일이라도 구해낼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생명이 달려있는 일에 한해서는,

안식일 법도 제외 되었다.

 

하지만 수종병이야 생명이 위급한 경우가 아니지 않는가?

안식일이 지나고 해도 될 일이지 않는가?

 

따지고 들자면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닌데,

그들은 마치 벙어리가 된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예상을 뒤엎으며 선제 공격을 하는 상대에 맞서

누구도 앞장서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서로의 눈치만 보며 주춤거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들은 예수님이 집에서 나가신 후, 땅바닥을 쳤을 것이다.

반격할 시간이 좀더 주어졌더라면...

협의할 시간이 조금만 있었더라면...

 

 

 

올가미를 잡아챌 시간을 주지 않고

역공으로 상대를 멍하게 만들어놓고

병자도 구해내고 당신 자신도 빠져나간

예수님의 지혜와 순발력에 경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는

오늘의 복음을 대하며....

 

 

늘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내 마음 속의 상황을 생각해본다.

 

 

 나는 가끔 악의에 찬 마음이 나를 잡아채려 하는 것을 스스로 느낄 때가 있다.

그러면서도 그 상황을 피하지 않고  그 설정 속에 빨려 들어간다. 

그 안에서 시간을 질질 끌며, 갈피를 못잡고 허우적거린다.

 

내 안의 악의惡意가 파놓은 우물 속으로 스스로 빠져 들어가 놓고는

그건 내 탓이 아니라 주변 상황이, 원인 제공을 한 누군가 그랬다고 변명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내 자신을 그들에게 맡겨 버린다.

 

하지만, 오늘 예수님의 민첩하고 단호한 태도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배운다.

 

악의적인 무리가 - 그것이 내 안의 것일지라도- 다가옴을 갈파했을 때는

민첩한 선제 공격이 가장 좋은 대응임을 알 것같다.

 

"신중함'을 가장한, "생각이 깊음"을 가장한, "오래" 시간 끌기가

애초에 싹부터 잘라내야 할,

선의가 아닌 것들을 악의로 키우고 있지는 않는지...

조그만 악의를 커다란 악의로 숙성시키고 있지는 않는지...

 

아니, 그러한 예가 참으로 많았음을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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