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재의 수요일 새벽에 재의 수요일의 의미를 묵상하며.....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17 조회수1,058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본격적인 사순시기가 시작하는 첫날입니다. 교회에서 머리에 재를 올리며 사순의 시작을 알린다고 해서 재의 수요일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어떤 해는 창세기에 나오는 말씀 사람은 흙에서 나왔으니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씀이 독서에 나왔던 게 기억이 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나오지만 사순하면 가장 잘 떠오르는 대명사가 회개, 자선, 기도입니다. 사람이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는 게 단순히 생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삶이 무상하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아담이라는 말도 을 뜻하는 아다마에서 나왔다고 하니 원래의 자리라고 하면 처음 하느님께서 지으신 아담으로 되돌아가라는 뜻도 함유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뿌리는 최초의 사람 아담입니다. 아담과 화와가 지은 죄로 말미암아서 우리는 죽음을 맛보게 되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 속에는 수많은 뜻이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흙도 단순히 흙이 아닌 그 속의 먼지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건 티끌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상징할 수도 있을 겁니다.

 

왜 하느님께서 흙으로 지으셨는지를 한번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우리는 그런 티끌과 같은 존재였지만 그 속에 하느님의 영이 들어온지라 거룩한 하느님의 모상이 되었을 뿐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의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땅은 낮은 자리에 있습니다. 낮아지라고 하는 의미도 담고 있을 듯합니다. 흙이 있는 곳은 땅입니다. 이미 땅이라는 것은 저주를 받은 것으로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원조의 잘못으로 고통 속에서 살고 최종에는 다시 원래 지음 받은 존재로 회귀해야 한다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되면 우리의 삶 자체가 어쩌면 이 삶 자체가 고통이라는 바다에서 사는 것이 당연한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이미 창세기에 나온 하느님의 말씀처럼 그런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단순히 하나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고통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게 단순히 죽음을 의미할 수가 있지만 원래의 흙은 그 자체로서는 생명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 흙에 하느님께서 하느님의 영인 숨을 불어넣으셨을 때 비로서 생명체로 탄생된 것이 우리의 원래의 존재였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흙으로 돌아간다면 육은 자기가 있었던 곳으로 가지만 원래 우리의 몸 육신과 동고동락했던 하느님의 영도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결국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 속에는 다시 우리의 영혼이 하느님 곁으로 되돌아간다는 말과도 같은 의미일 겁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지만 안 했더라면 우리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었을 겁니다. 이 모든 게 죄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입니다. 이미 하느님께서 아담에게 말씀하신 대로 고통 속에서 땅을 부치며 살아야 한다고 하셨을 때 그 고통의 삶이 무엇을 상징할까를 한번 묵상해봤습니다. 그 고통은 단순히 죄로 말미암은 하나의 응분의 책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그 고통을 통해 우리의 영혼을 정화하는 수단으로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불순물(죄의 속성)도 불이라는 뜨거운 열 다시 말해 고통 속에서 제련되어 순수한 물질로 변화가 되듯이 말입니다. 요즘 팬데믹으로 사회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하나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바이러스로인해 거리를 둔 것처럼 죄라는 것 때문에 하느님과 거리감이 생긴 것입니다. 원래 우리는 하느님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을 한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럼 우리는 그 사이를 좁혀 원래대로 회복만 시키면 원래 하느님과의 관계로 회복될 수가 있습니다. 원리는 아주 간단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벽을 허물기만 하면 됩니다.

 

그 벽이 될 수 있는 여지를 막아야 합니다. 또 하나의 벽을 허무는 방법은 오늘 제2독서에 나오는 말씀처럼 하느님과 화해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화해의 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일례로 성사적으로는 고해성사를 통해서 하는 것입니다. 고해성사는 결국 죄를 씻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게 성사적인 의미에서는 하느님과의 화해일 겁니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화해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화해의 대상이 될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잘못은 우리가 잘못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해를 하라고 하는 말씀 속에서 화해는 하느님 입장에서는 아마도 우리의 죄를 포용하고 그 죄를 들추어내시는 것이 아니라 덮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창세기 321절에 보시면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 옷을 만들어 입혀주셨습니다. 가죽 옷을 만들려면 동물의 피를 흘려야 가죽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이 피는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우리의 죄를 속량하신 희생을 상징하는 의미일 겁니다. , 그 그리스도의 원형은 바로 하느님이지 않겠습니까?

 

하느님의 마음은 우리가 죄를 지으면 그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으실 것 같은 분처럼 보이시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오늘 제1독서에서처럼 죄에 대한 책임으로 재앙을 내리시다가도 다시 후회를 하시면서 재앙을 거두어 가시는 분이 하느님의 본성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 데다가 한술 더 떠셔서 복도 남겨주실지 모른다고 하시지 않습니까? 바로 이게 하느님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에서도 서로 다툼과 갈등이 있을 때 화해의 악수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해를 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만남의 장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서도 보시면 알다시피 작은 아들은 나중에 자신이 처참한 신세가 되었을 때 그때 비로서 아버지의 품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알고 제정신이 들어 다시 아버지가 사시는 곳으로 발걸음을 되돌립니다. 이때 돌아온 아들을 보신 것은 젊은 아들이 아니라 늙으신 아버지가 먼저 보시고 달려오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들과 포옹을 하며 재회를 한 것입니다.

 

아버지는 단순히 아들이 배고픔으로 인해서 돌아왔냐고 따지지도 않고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도 묻지도 않으셨습니다. 단순한 하나의 사실, 그냥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그 이유밖에는 없을 겁니다. 그 이유 말고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 사랑에는 어떤 조건부 사랑도 없었습니다. 그저 단순히 아들이라는 사실 하나밖에는 없습니다. 사순시기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가 아마도 회개가 아닐까 싶습니다. 회개는 다시 방향을 되돌리는 의미라고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만약 우리와 하느님의 관계가 요즘 사회적인 거리두기처럼 떨어져 있는 관계라면 좀 더 하느님께 다가서서 하느님과의 거리를 좁혀야 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그 관계는 하느님께서 멀리한 게 아니고 작은 아들처럼 자신이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스스로 벗어난 것처럼 우리 스스로가 먼저 하느님께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겁니다. 이런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에는 많은 방법이 있을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회개, 자선, 기도가 있을 겁니다. 이 세 가지면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그 어떤 두터운 장벽이 있다고 한다 해도 다 허물 수가 있을 겁니다.

 

오늘부터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어느 특정한 시기만 열심을 내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사순시기만이라도 좀 더 재계를 잘 지키고 다시 한 번 더 우리의 이 세상의 삶이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는 근본적인 의미를 잘 되새기면서 죄를 씻고 우리의 영혼이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언젠가 돌아가게 될 본향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우리가 현세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되는지를 사순시기를 통해서 좀 더 자신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진다면 이 사순시기가 그냥 부활을 맞이하는 시간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의 영혼이 좀 더 맑은 영혼이 되어 새롭게 다시 태어나 부활을 맞이하는 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 되도록 한다면 이번 사순시기가 아주 의미 있는 은총의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