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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전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들이기 - 연중 제 30 주간 금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31 조회수872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제 30 주간 금요일 - 착한 거짓말?

 

제가 신학생 때 윤리수업을 할 때였습니다.

주제는 거짓증언을 하지 말라는 성경말씀이 있는데, ‘착한 거짓말도 해서는 안 되는가, 혹은 해도 되는가?’였습니다. 결국 교수님께서 ‘안네의 일기’를 예로 들으시며 만약 안네를 비롯한 유태인들을 숨겨주었던 집 주인이 독일 경찰들에게 진실을 말했다면 그들이 어떻게 되었겠느냐고 하면서 대세가 ‘착한 거짓말은 필요하다.’라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그리고 착한 거짓말까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으면 손을 들어보라 하셨습니다. 교수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셨으니 당연히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는데 저만 혼자 손을 들고 있는 것입니다.

교수 신부님이나 동료 학생들이나 저를 얼마나 고리타분하게 볼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 편으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끝까지 주장할 수 있는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사실 안네의 일기에 나오는 상황은 우리 삶에서 거의 접할 기회가 없습니다.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오고 또 독일 경찰이 이 집에 유태인들을 감추어놓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는 저도 거짓말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전쟁 상황이고 우리 일상생활에선 착한 거짓말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거짓말은 거짓말이고 진실은 진실입니다. 굳이 거짓말을 해야 할 경우가 생기면 침묵하면 됩니다.

 

문제는 살아가면서 거짓말을 살짝살짝 하면 살기가 참 편해진다는 데 있고 그래서 거짓말하는 자신들을 정당화시키는데 있습니다.

수업을 듣던 이들은 대부분 사제가 될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사제가 되어보니 거짓말 할 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결론이 거짓말을 필요에 따라서는 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온 것은 성경말씀을 완전히 뒤 엎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성경 말씀은 수 없이 많습니다. 몇 개만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이렇게 여러분에게 편지를 써 보내는 것은 여러분이 이 진리를 몰라서가 아니라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고 또 진리로부터 거짓말이 결코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요한 2,21)

하느님은 진리이시고 진리로부터는 거짓이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는 죄를 지으신 일이 없고 그 말씀에도 아무런 거짓이 없었습니다.” (1베드 2,22)

따라서 그리스도께서도 거짓말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사랑은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로마 12,9)

바오로 사도는 사랑엔 거짓이 없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믿을 수도 그래서 사랑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내가 거짓말을 한 번 하느니 천 번 죽는 것이 더 낫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결국 누구의 자녀인지 스스로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악마의 자식들이다. 그래서 너희는 그 아비의 욕망대로 하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였고 진리 쪽에 서 본 적이 없다. 그에게는 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제 본성을 드러낸다. 그는 정녕 거짓말쟁이이며 거짓말의 아비이기 때문이다.” (요한 8,44)

 

이렇게 한도 끝도 없이 우리 안에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성경 말씀이 많은데 왜 우리는 결국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을까요?

예수님께서도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시기 전에 아주 당연한 질문을 하시지만 사람들은 그 당연한 질문에도 대답을 못합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예수님은 대답이 없는 그들을 답답해하시며 그의 병을 고쳐주시고 돌려보내십니다. 우리들의 위선적인 삶이 진리를 본질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하느님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신 분이고 그 분이 주시는 계명들도 그렇게 명확합니다. 혹 우리들이 우리 삶 안에서 그것들을 적당하게 바꾸어가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아야겠습니다.

- 로마에서 공부하시는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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