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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혜로운 영적 삶" - 10.2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0 조회수439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0.20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에페2,11-10. 루카12,13-21

                                                          
 
 
 
"지혜로운 영적 삶"



탐욕에는 눈이 없습니다.

탐욕이 눈을 가려버리면
제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인간 존엄과 품위를 순식간에 망가뜨리는 탐욕입니다.
 
말 그대로 눈멀게 하는 탐욕이요,
육적 현실 넘어 영적 현실을 못 보게 하는 탐욕입니다.
 
하여 무욕의 지혜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수도생활(monasticism)도 결국은 탐욕의 절제와 극기의 수행생활(asceticism)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

주님께서는 탐욕을 경계하라 하시지만,
탐욕의 문제 해결은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 어린 꼬마 아이를 보면서 새삼스레 확인한 진리입니다.
 
배 창고에 들어오자마자 그 꼬마 아이는 배 즙 한 봉지를 꼭 잡았습니다.
그 어머니는 배 즙을 먹다가 아이에게 주고
아이의 배 즙 봉지를 달라 했습니다.
 
아마 아이가 지닌 배 즙의 양이 많다 생각한 때문 같았습니다.
아이는 결사적으로 어머니가 먹다 주는 배 즙을 먹지 않고
제 배 즙을 먹게 해달라고 떼를 썼고
마침내 그 어머니도 아이의 요구에 항복했습니다.

“아, 자기 것에 대한 집착의 탐욕은 근본적인 인간 현실이구나.”

깨달았습니다.
 
육적 탄생에 이은 영적 탄생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육의 욕망에 이끌려 육과 감각이 원하는 것을 따라 살 때 육적 삶이요
오늘 복음의 어떤 부자가 그 표본입니다.
 
영적 현실에는 완전 닫혀 있는 육적 삶의 부자입니다.
 
탐욕에 눈 먼, 탐욕에 노예 된 오늘 복음의 부자는
대부분 부자들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자, 내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기자.”

부자의 독백에 이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갑작스런 사고나 병, 죽음 앞에 모든 소유물들은 덧없는 환상일 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함은 실존적 체험입니다.
 
이래서 ‘육적 자녀’에서
세례를 통한 ‘하느님 자녀’로서의 영적 탄생이 그리도 중요합니다.
 
내 중심의 육적 삶에서 하느님 중심으로의 영적 삶입니다.
 
육적 욕망에 ‘하느님의 눈’을 박아주는 것입니다.
 
이래야 밝은 영혼의 눈에
절제와 극기의 삶으로 탐욕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그분과 함께 일으키시고,
그분과 함께 하늘에 앉히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믿음을 통해서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게 바로 영적 탄생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믿음을 통해서
은총으로 구원 받았고, 치유 받았고, 탐욕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순전히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하여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된 하느님의 작품이 됩니다.

이런 자각과 믿음이 있는 영적 사람들이라면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의 처지에 있었더라도
그처럼 처신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쉬고 먹고 마시며 즐기자.’ 대신
‘찬미하고 감사하고 나누며 즐기자.’ 했을 것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믿음을 통해서 주님의 은총으로
구원받고, 치유되고, 탐욕에서 해방됨으로
하느님의 작품으로 재창조되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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