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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연중 제 26 주간 토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3 조회수671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제 26 주간 토요일 - 어린이처럼 되어야 ...

 

 

                                                                                          < 루카 10, 17-24 >

 

 

오늘은 한 할머니로부터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할머니는 제가 첫 보좌신부 때 세례를 받은 분입니다. 이 할머니는 현재 칠십오 세가량 되셨고 몸이 불편하여 제대로 걷지도 못하시는 분입니다. 저는 이 년 전에 이 할머니에게 성경필사를 할 것을 권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신구약 성경 필사를 마쳤다는 것입니다.

본당 신부님은 이 할머니에게 몸이 좋지 않으니 성경 필사를 그만 둘 것을 권하시기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한 시간정도 앉아 있기도 힘드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성경을 필사하면서 몸이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안 좋아질 수 없다고 생각했고 계속 쓰시라고 하였습니다. 이 할머니는 저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릅니다.

한 번은 제가 물을 적게 드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삼일 동안 물을 한 방울도 드시지 않아 앰뷸런스에 실려 간 일도 있었습니다. 이 할머니는 전직 의사여서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지니신 분이셨는데도 저의 말 한 마디를 곧이곧대로 믿으시고 미련하리만큼 단순하게 따르셨던 것입니다.

  저는 이 할머니를 보면 어린이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린이는 단순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라고 하십니다.

우리 기쁨과 행복의 원천은 우리가 어떤 행적을 이루어냈느냐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구원되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단순히 구원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세상 모든 걱정을 이겨내고도 남을 것인데 우리는 세상에서 행복을 찾으려하다가 가장 중요한 기쁨의 원천을 잊고 살게 됩니다.

예수님은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에게 지옥을 보여주시면서 데레사 성녀에게 마련되어 있던 지옥의 자리도 보여주십니다. 데레사 성녀는 지옥에 자신의 자리가 있었다는 것에 놀랍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그리스도가 아니셨다면 누구나 지옥에 가야 할 운명이었습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피로 구원받았다는 것이 어찌 가장 큰 기쁨이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또 예수님은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어린이들은 죄 없이 깨끗하여 오염되지 않은 눈으로 진리를 보기 때문에 쉽게 진리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첫영성체 교리를 할 때 하느님은 무엇과 같으냐는 질문에 어떤 어린이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느님은 공기와 같아요. 항상 우리 곁에 계시지만 보이지는 않아요. 그러나 공기가 없으면 못 사는 것처럼 그 분이 없으면 우리도 살 수 없어요. 그리고 그 분은 마치 공기처럼 우리 밖에도 계시지만 우리 안에도 계셔요.”

어떤 신학자도 이렇게 명확하게 하느님을 비유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어린이기 때문에 쉽게 깨닫습니다.

또 어떤 어린이는 저에게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 미사 때 성체를 쪼갤 때 조심해서 쪼개주세요. 예수님이 너무 아파요.”

그 성체를 쪼개는 것이 예수님의 수난을 나타냄을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을 텐데 어린이들은 그것을 배우기도 전에 이해하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 프란치스코 축일입니다. 그분은 단순하게 구원받은 기쁨으로 사셨습니다. 그 구원의 기쁨 이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서 모든 것을 버리실 수 있으셨습니다.

따라서 눈이 멀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기쁜 마음으로 “오 아름다워라. 형님이신 태양, 누님이신 달~”이라고 태양의 찬가를 짓고 하느님을 찬미했습니다.

이 분도 처음엔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엔 어린이처럼 사신 분입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는 부모님만 옆에 있으면 만족하듯이 이 분도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며 사셨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되는 길은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는 우리들의 스승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어땠는가를 잘 묵상하고 그 모습으로 돌아가려 애쓰면 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외할머니 댁에 가서 놀다가 어머니께서 목욕하러 가신 줄 모르고 울며불며 찾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이는 이렇게 하느님이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는 이들입니다. 따라서 어린이와 같은 이들의 특징은 하느님을 항상 볼 줄 아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언제나 기도하는 이들입니다.

 

 

 

                  ☆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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