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삶의 깊이에서 만나는 하느님" - 10.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3 조회수428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0.3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욥기38,1.12-21;40,3-5 루카10,13-16

                                                
 
 
 
"삶의 깊이에서 만나는 하느님"
 


“하느님 좋으시다. 그 이름을 찬양하라.”

오늘 새벽기도 초대 송 후렴입니다.
하느님으로 시작하여 하느님으로 끝나는,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끝나는 우리의 하루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모두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찾아 만나는 게 우리의 전부요 행복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라는 말마디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던 하느님 안에 있으며,
우리보다 우리를 잘 알고 계신 하느님입니다.

다음 시편 화답송의 고백 그대로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저를 살펴보시어 아시나이다.
  제가 앉거나 서거나 주님께서는 아시고,
  제 생각을 멀리서도 알아채시나이다.
  제가 길을 가도 누워 있어도 주님께서는 헤아리시고,
  주님께서는 저의 모든 길이 익숙하나이다.”
 
(시편139,1-3).

“주님의 얼을 피해 어디로 가리이까?
  주님의 얼굴 피해 어디로 달아나리이까?
  제가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에 주님 계시고,
  저승에 잠자리를 펴도 거기에 또한 계시나이다.”
 
(시편139,7-8).
 

그렇습니다.
하느님 피해 갈 곳 아무데도 없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혹독한 시험을 치르고 있는 욥입니다.
이미 욥보다 욥을 잘 알고 인정하신 하느님이십니다.

“나는 나의 종 욥을 눈여겨보았느냐?
  그와 같이 흠 없고 올곧고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땅위에 다시는 없다.”(욥기1,8).

이런 욥이 겪는 치열한 시련입니다.
하느님을 찾을 때 하느님을 만나고
곧 뒤따르는 회개에 겸손과 순수입니다.
 
삶은 더욱 깊어지고 이해지평도 더욱 넓어집니다.
 
넓이에서 만나는 하느님이 아니라,
삶의 깊이에서, 고통의 깊이에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고통의 깊이에서 치열히 하느님을 찾으며 싸우던 욥은
마침내 하느님을 만납니다.
 
상황은 역전되어 하느님의 맹렬한 추궁에
욥은 두 손 들고 회개하며 항복합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몸, 당신께 무어라 대답하겠습니까?
  손을 제 입에 갖다 댈 뿐입니다.”(욥40,4).

누구나 고통의 깊이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의 깊이에서 무너져 내려 자살하는 지요.
 
그러나 ‘하느님의 끈’을 놓지 않고
치열하게 하느님을 찾던 욥은 그 고통의 깊이에서
하느님을 만나 회개하고 구원을 받습니다.

이런 욥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복음의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입니다.

고통의 깊이에서 하느님을 만나야 회개이듯,
기적의 깊이에서도 하느님을 만나야 회개입니다.
 
그러나 피상적 욕망 따라
넓이의 삶을 살았던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에게
기적은 단지 호기심의 대상일 뿐입니다.
 
현세의 즐거움과 쾌락에 빠져
하느님을 잊고 지낼 때
기적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회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도시 사람들이 진정 하느님을 찾았더라면
주님의 무수한 기적들을 통해 주님을 만나 회개했을 것입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 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루카10,13).
 

위의 말씀은 기적과 회개 두 단어로 압축됩니다.
 
진정 하느님을 찾을 때 고통의 깊이에서,
기적의 깊이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저절로 뒤따르는 회개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아는 회개입니다.
 
하느님과 만남의 열매가 회개요, 회개의 열매가 겸손과 순수입니다.
 
더불어 연민으로 깊어져가고 넓어져 가는 인생입니다.
 
매일의 놀라운 기적 같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을 만나 회개한 우리들에게 주님은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