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지혜로운 하느님 전사(戰士)들" - 9.30, 이 프란치스꼬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30 조회수512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 프란치스꼬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2008.9.30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5-420) 기념일 
                                                                            
욥기3,1-3.11-17.20-23 루카9,51-56

                                                
 
 
 
 
"지혜로운 하느님 전사(戰士)들"
 


삶은 신비요 은총의 선물이라는 긍정적 밝은 측면도 있지만,
삶은 전투라는 부정적 어두운 측면도 있습니다.
 
밖으로는 평화로워 보여도
내적으로는 끊임없는 전투 중의 우리 삶입니다.
 
마치 삶의 본질 같기도 한 전투입니다.

자연스럽게 자라는 초목들을 보십시오.
밖에서는 평화로워 보여도
내적으로 공중의 이파리들은 더 많은 햇빛을 받고자,
또 땅속의 뿌리들은 더 많은 물과 양분을 흡수하고자
치열한 공간 확보를 위한 전투가 아닙니까?

“주여, 당신 빛과 진리를 내리소서.”

매일 주님께서 당신 빛과 진리를 내려주시고 인도해주셔야
영적전투에 승리입니다.
 
성 예로니모를 비롯한 모든 성인성녀들,
주님의 빛과 진리의 인도 하에 영적전투에 승리의 삶을 살았습니다.
 
진정 하느님을 믿는 이들,
평생 하느님의 전사에 평생 전투요,
제대가 없는, 죽어야 제대인 평생 현역에, 평생 훈련병입니다.
 
맘대로 할 수 없는 죽음이지만
할 수 있다면 객사나 사고사, 병사가 아닌 전사였으면 좋겠습니다.
 
말 그대로 전사(戰死)해야 하느님의 전사(戰士)입니다.

전 주일 오후 잠시 시간을 내어
암 질환으로 고통 중에 계신 형님을
병자 영성체도 해드릴 겸 방문했습니다.
 
형님의 평범한 한 말씀이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투병이야. 요양이 아닌 병과의 싸움 투병이야. 계속 아프고 힘들어.”

예전에 사관학교를 나와 병역에 충실했던 군인답게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며 병과 전투 중인 형님이셨습니다.
 
투병(鬪病)에 이어, 고투(苦鬪), 사투(死鬪), 투지(鬪志)...등
싸움 ‘투’자가 들어간 말마디들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삶이 전투임을 보여주는 말마디들입니다.
 
온갖 고투와 사투 중에 투병 중인 이들 얼마나 많겠는지요.

욥의 영적전투가 너무 치열, 처절합니다.
 
말 그대로 자기와의, 하느님과의, 악과의 고투요 사투입니다.
 
여기서 터져 나오는 고백들,
그대로 하느님께 스트레스를 푸는 기도입니다.
 
감동적이라 많은 부분 그대로 인용합니다.

“차라리 없어져 버려라. 내가 태어난 날...
  어찌하여 내가 태중에서 죽지 않았던가?
  모태에서 나올 때 숨지지 않았던가?
  젖은 왜 있어서 빨았던가?
  나 지금 누워 쉬고 있을 터인데,
  잠들어 안식을 누리고 있을 터인데...
  그곳은 악인들이 소란을 멈추는 곳,
  힘 다한 이들이 안식을 누리는 곳.
  어찌하여 그분께서는 고생하는 이에게 빛을 주시고,
  영혼이 쓰라린 이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그들은 죽음을 기다리건만,
  숨겨진 보물보다 더 찾아 헤매건만 오지 않는구나?”

아마 침묵 중에 하느님은 이 처절한 기도 다 들으셨을 것입니다.

나와의 싸움,
하느님과의 싸움,
악과의 싸움이 한데 엉겨있는 모습입니다.
 
평소 영적전투에 충실했기에 욥은 이처럼 기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밤이 깊으면 여명의 승리가 가깝듯,
치열한 영적전투는 승리가 가까이 이르렀음을 예감케 합니다.
 
마침내 하느님을 만나는 욥입니다.

영적전투에 힘의 안배와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 가 깨닫습니다.

무분별하게 시간과 정력 낭비하지 않고 축적했다가
꼭 쓸 때 쓰자는 것입니다.
 
욥은 그동안 비축해 두었던 힘을
온통 이 사투의 순간에 집중하여 쓰지 않습니까?

예수님 역시 똑같습니다.
 
제자들의 경거망동에 부화뇌동하여
함부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의 마지막 결전을 앞둔 주님이시기에
최대한 힘을 비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시기를 원하십니까?”

제자들의 요청을 묵살하신 후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고 다른 마을을 통해
예루살렘 상경 길에 오르시는 지혜로운 하느님의 전사 예수님이십니다.
 
마침내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영적전투에 충실하셨던 예수님에게
하느님은 부활의 승리를 안겨주셨습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당신의 말씀과 성체의 은총인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우리를 무장시켜 삶의 전쟁터로 파견하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