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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30일 야곱의 우물- 루카 9, 51-56 묵상/ 내게 다가오시는 예수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30 조회수586 추천수3 반대(0) 신고
내게 다가오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그래서 당신에 앞서 심부름꾼들을 보내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길을 떠나 사마리아인들의 한 마을로 들어갔다.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그분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그것을 보고,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으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갔다.
(루카 9,51-­56)
 
 
 
 
◆유다인과 사마리아인은 한 민족이었다. 그런데 북이스라엘이 기원전 722년 아시리아에 패망한 후 사마리아 사람들은 아시리아의 식민지 정책에 의해 혼혈민족이 된다. 유다인들은 혈통을 보존하지 못한 사마리아 사람들을 ‘개’라고 부르면서 멸시했고 회당에서 공공연하게 저주했다. 자연 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서로 상종하길 꺼렸다. 갈릴래아에서 유다 지역으로 갈 때 사마리아 땅을 통과하면 예루살렘까지 사흘밖에 걸리지 않지만 유다인들은 요르단 강을 건너 베로이아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가곤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사마리아 땅으로 들어가신다. 환대를 받으리라 기대는 안 하셨겠지만 혹시 무사통과될 가능성은 있으리라 생각하셨을까? 그러나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다.”(9,53) 사마리아 사람들 눈에 예수님은 그저 자기네를 경멸하는 유다인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그들에게 예수님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 역시 예수님이 내게 아무것도 아닌 때가 있었다. 중학교 때 친구가 나를 교회로 이끌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한 번만 예배에 참석해 달라고 사정을 해서 내 딴엔 큰맘 먹고 교회에 갔다. 한 시간만 참으면 되겠지 싶었는데 예배가 끝나자 친구는 학생회에 잠깐만 같이 있다가 가자고 말했다. 곧 끝날 테니까 조금만 더 참아 달라는 말에 따라가 앉아 있기는 했지만 나는 계속 시계를 들여다보며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교회에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던 것이다. 결국 나는 중간에 나오고 말았다.
 
나는 내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사마리아 사람처럼 거부했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선입관에 사로잡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듯이 나 또한 예수님을 바라보지 못했다. 그런 내가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갑자기 몸이 아파 1년간 휴학을 하게 되었다. 시간을 쪼개 공부하던 내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한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혼자 명동성당에 가 교리를 배우며 닥치는 대로 신앙서적을 읽었다. 그리고 세례를 받았다.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에게 다가간다. 예수님은 거부당할 줄 아시면서도 사마리아 마을에 들어가셨다. 예수님은 내게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리란 걸 아시면서도 끊임없이 다가오셨다. 사마리아인들의 냉대에 제자들이 화를 내도 예수님은 끝까지 온유함을 잃지 않으시고 말없이 다른 마을로 돌아가신다. 예수님은 내게도 그렇게 온유하게 다가오신다. 필요할 땐 먼 길을 돌기도 하신다. 나를 이끄시기 위해 이렇게도 하시고 저렇게도 하신다.
 
지금의 나는 내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예수님을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는 어리석음을 또다시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 본다. ●
장수정(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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