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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연중 제 26 주간 화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30 조회수759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제 26 주간 화요일 - Let it be

 

                                                                             < 루카 9,51-56 >

 

 

 한 번은 고해성사를 주는데 한 젊은 자매님이 들어왔습니다. 느닷없이 하는 말이  “전 신부님이 싫어요.” 하는 것입니다. 저는 무슨 말인지 확인하려고 “어떤 신부님이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신부님이요.”라고 재차 말해서 그 당사자가 바로 나임을 알았습니다.

 “왜 싫으신데요?”라고 물었더니 그 자매는 “그냥 싫어요. 신부님이 싫어서 성당 나오기 싫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래도 성당은 나오셔야죠. 제가 싫으면 주임 신부님 미사에 나오시고 고해성사도 그분에게 보시면 될 거예요. 싫으면 안 보면 되지 성당을 안 나오시면 안 돼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그 자매가 누구인지도 알고 사실은 제가 싫은 것이 아니라 관심을 받고 싶어 했다는 것도 압니다. 관심을 받고 싶은데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니 그렇게라도 표현을 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마지막 과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십니다. 사실 이번에 올라가시면 십자가에 돌아가실 것도 아십니다. 갈릴레아에서 예루살렘을 가려면 사마리아를 지나쳐야 하는데 사마리아 마을에선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지금까지의 다른 유다인들과는 달리 자신들을 인간 취급해 주었던 유일한 인물이었습니다. 사마리아 여인과 이야기도 하고 그 마을에서 머물기도 하셨으며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도 그들을 매우 기분 좋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예루살렘으로 간다고 하니 다른 유다인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사마리아인은 아시리아의 피가 섞여 있다고 여겨져서 같은 이스라엘에 있지만 피가 더러운 사람들로 여겨졌고 그래서 사마리아 사람들도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과월절을 지키러 올라가시니 결국 자신들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그분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제자들은 광분합니다. 예수님만큼 사람을 가리지 않고 사마리아 사람들에게도 잘 해 준 사람이 없었는데 백팔십도 변해버린 사람들이 못마땅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야고보와 요한 형제는 하늘에서 불을 내려 그들을 태워버리고 싶다고 합니다. 이 두 형제들의 성질이 불같아서 예수님은 이들에게 보아네르게스 즉 ‘천둥의 아들들’이라 별명을 지어주셨습니다 (마르 3,17).

예수님은 이렇게 흥분하는 이 형제 제자들을 꾸짖으시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당신을 받아들일 다른 마을을 찾아가십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한 일에 대해 보답을 받지 못한다고 한탄하시지 않습니다. 그저 그들을 내버려둡니다. 그것에 대해 반응하지 않습니다.

 아이들 말로 하면, “어쩌라구. 그냥 냅둬!”, 즉 영어로 하면 ‘Let it be!  There's nothing to do.’입니다.

  사람들이 나에게 안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무언가 나에게 서운한 것이나 혹은 어떤 것을 바꿔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무리 잘 살아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들의 반응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가 올바르게 살고 있는가?’입니다. 만약 올바르게 살고 있다면 그들의 반응에 대해 맞대응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나를 바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내가 무언가 잘못 살고 있다면 화가 나고 흥분하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은 그들의 반응 때문에 당신의 계획이 좌지우지 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복이나 맞받아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십니다.

예수님처럼 가장 잘 살고 있는 사람만이 남들의 반응에 침착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나를 욕하든 말든 우선 잘 살고 봅시다. 그러면 누구의 판단도 두렵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에 흔들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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