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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연중 제 25 주간 화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2 조회수746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제 25 주간 화요일 - 누가 내 어머니며 형제들이냐?

 

                                                                                    < 루카 8, 19-21 >

 

 

  오늘 예수님께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라고 하시며 이젠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을 혈육보다 더 중요시하는 발언을 하십니다.

  제가 신학교 가려고 할 때 아버지께서 많이 반대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말씀대로 혈육의 아버지보다는 하늘의 아버지 뜻을 먼저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신학교에 들어왔고 사제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절대 틀린 것이 아닙니다.

특히 개신교 측에서는 이 말씀이 혈육보다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모든 이들을 동등하게 대우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라고 말하면서 성모님을 특별히 공경하는 가톨릭을 반박하는데 자주 사용합니다.

  제가 신학생 때 로마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제가 보고 싶을 때마다 전철을 타고 인천 공항에 왔다 갔다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이해가 되었지만 사제가 되어서까지 그러시면 안 될 것 같아서 사제가 되면서는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머니, 제가 사제가 되면 이제 신자들의 목자가 되고 아버지가 됩니다. 어머니가 성당으로 저를 찾아오시면 마마보이가 되는 것 같아 신자들 보기에도 좀 그러니 성당으로는 찾아오지 마세요. 제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집으로 찾아뵐게요.”

어머니도 이 말씀에 동의하셨습니다. 그런데 한 번은 사제관에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어머니께서 성당에 저를 보러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 번쯤은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리는 것이 나중을 위해 낫겠다싶어 전화로 그냥 돌아가시라고 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 실망하시고 다시 돌아가시는 모습을 생각하니 저도 가슴이 아팠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꾸 찾아오실 것 같아서였습니다.

  제가 그렇게 한 것은 하느님의 뜻이 우선이기 때문에 어머니를 다른 보통사람처럼 여겨서가 아니었습니다. 제 마음엔 ‘처음엔 좀 맘 아프시겠지만 결국엔 다 이해하실거야. 왜냐하면 내 어머니니까.’하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상처받아 다시는 저를 만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겠지만 저의 어머니시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행동이 결코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셔도 어머니는 다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으셨습니다. 그렇지 않고 일부러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다면 예수님은 어머니께 불효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예수님 스스로 ‘부모를 공경하라.’라는 계명을 어기신 것이 됩니다. 엘리사벳이 그랬듯이 성모님은 분명 ‘주님의 어머니!’시니 예수님은 당연히 다른 이들보다 어머님을 더 공경하십니다.

  또 한 가지는 ‘성모님만큼 아버지의 뜻을 따른 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성모님께서 가브리엘 천사에게 ‘No!’하셨다면 예수님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인간이 되실 수 없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성모님만이 아들에게 깨끗한 육체를 드리기 위해 미리 원죄 없이 잉태되신 유일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내려오실 때 아버지의 뜻에 “Yes!”하신 것은 이 세상에 내려와 십자가의 고통까지 다 받겠다는 의미였던 것처럼, 성모님의 순종도 처음부터 구속자로 오시는 그리스도의 어머니로서 당해야 할 모든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따라서 성모님의 Yes, "Fiat!"은 예수님 다음으로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는 가장 완전한 순종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사람!”이 당신의 가족이라고 말씀하셔도 성모님은 기분이 상하실 이유가 하나도 없으셨습니다. 왜냐하면 당신만큼 아버지의 뜻을 따른 사람이 없으니 당신만큼 어머니 될 자격을 지닌 사람도 없음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 앞에서 오늘 복음처럼 그렇게 말씀하실 수밖에 없으셨겠지만 한 사제로서 저는 예수님께서 어머니를 더 사랑하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것을 압니다.

이 세상의 혈육관계는 하느님을 앎으로써 약해지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이기에 그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은 오히려 하느님을 공경하는 것입니다. 물론 가족이 하느님의 뜻보다 위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먼저 가족을 완전하게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완전하게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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