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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의 뿌리와 열매(고르넬리오, 치프리아노 기념일)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9-16 조회수1,933 추천수21 반대(0) 신고

 

2000, 9, 16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르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복음 묵상

 

 

루가 6,43-49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안다. 말씀을 듣고 실행하라.)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어떤 나무든지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딸 수 없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딸 수 없다.

 

선한 사람은 선한 마음의 창고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사람은 그 악한 창고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 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다. 너희는 나에게 '주님, 주님!' 하면서 어찌하여 내 말을 실행하지 않느냐? 나에게 와서 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가르쳐 주겠다. 그 사람은 땅을 깊이 파고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홍수가 나서 큰물이 집으로 들이치더라도 그 집은 튼튼하게 지었기 대문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내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기초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 큰물이 들이치면 그 집은 곧 무너져 여지없이 파괴되고 말 것이다.

 

 

<묵상>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안다.

 그러니 말씀을 듣고 실행하여라.

 실천을 통해서 말씀을 증거하여라."

 

살아있는 나무는 모두 열매를 맺습니다. 열매는 생명이고 이 생명의 나눔이며, 나눔을 통한 생명의 전달과 확산입니다. 알찬 열매는 건강한 생명을 품고 있으며 또 다른 건강한 나무로 자라날 것입니다. 그런데 알찬 열매를 맺기 위해 대지의 품 속에 깊이 박힌 건강한 뿌리가 필요합니다.

 

신앙의 삶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튼튼하게 뿌리내린 신앙에서만 열정적인 신앙 실천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신앙의 뿌리는 말씀입니다. 말씀을 듣고 새기며 삶의 근거로 삼을 때 나약한 실뿌리같던 신앙은 어떠한 환난과 박해에도 굴하지 않는 굳센 신앙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뿌리깊은 나무가 거센 폭풍우에 가지들이 부러져 나가는 일은 있어도 뿌리째 뽑히는 일은 없듯이, 뿌리깊은 신앙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삶의 순간 순간 일어나는 온갖 유혹과 환난과 박해에 상처를 입고 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마침내 순교의 각오로 다시금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뿌리깊은 신앙은 신앙 실천을 통해 열매를 맺습니다. 그런데 신앙 실천은 단지 열매를 맺는 것일뿐만 아니라 뿌리를 더욱 깊이 내리는 일입니다. 신앙 실천을 통해 맺은 열매는 내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이웃에게 나누어져 하느님의 생명을 풍성하게 합니다.

 

그러기에 주님께서 나를 부르시고 품에 안으신 것은 내 자신만의 완성이 아니라 나를 본보기로 하여 나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당신을 드러내고 당신의 생명을 나누기 위함입니다. 이 얼마나 가슴 벅찬 소명입니까?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값진 소명이 아니겠습니까?

 

과연 얼마나 이 소명에 충실한지 이 시간 돌아보게 됩니다. 가장 소중하고 고귀한 소명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쉽게 잊고 살아가는 소명이 바로 주님의 소명입니다. 때때로 이 소명의 이름으로 눈에 보이는 이익을 취함으로서 이 소명을 뒤로 밀쳐냈음을 내 자신안에서 보게 됩니다. 속은 그렇지 않으면서 겉으로는 선하게 보이려는 위선, 모든 이들에게 모든 것이 되어주신 예수님을 본받는다는 미명하에 다른 이들의 선심을 사기 위해 보였던 가식...참으로 어리석었던 순간들을 부끄럽게 되새겨보면서 이제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일어섭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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