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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연중 제 25 주일 수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4 조회수648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제 25 주간 수요일 - 성당은 가족 공동체

 

                                                                             < 루카 9, 1-6 >

 

 

유럽이나 선진국에서 가장 행복을 느끼는 연령대는 은퇴 후의 노인들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연금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그것에 비해 우리나라 노인 분들은 넉넉하게 사시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자녀들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하기 때문에 노후대책을 잘 마련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끔찍이 위하시고 모든 것을 내어놓으십니다.

저도 그런 부모님의 은혜를 알기 때문에 가끔 조금씩 용돈을 드리곤 하는데 부모님들은 매우 고마워하십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것이지만 부모님은 그저 자녀가 당신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치유하고 마귀를 쫓아내는 등의 많은 권한을 주십니다. 그 대신 자신들의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미리 준비해 다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여기에는 하느님의 묘한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예수님의 사제들은 자신들이 받은 것들을 거저 신자들에게 주어야합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다보니 먹고 살 것에 대해선 신자들로부터 신세를 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의 집이든 그를 받아들이는 곳에 가서 머무르라 하십니다. 신세를 지며 살라는 말을 넘어서 마치 한 가족이 되라는 말씀과 같습니다.

  며칠 전에 몇몇 신부님들과 모여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들이 통장을 털털 털어서 신자에게 돈을 준 사연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좌신부 한분이 차를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청년이 누구에게 보증을 서 주었다가 많은 빚을 지게 되어 사제에게 혹시 돈을 꾸어줄 수 없느냐고 찾아왔었습니다. 사제가 거짓말은 할 수 없으니 지금까지 모은 돈을 모조리 줘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단 한 번도 돈을 갚으라고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그가 돈을 갚지는 않았으나 계획대로 차를 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기 함께 있었던 대부분의 신부님들이 이런 경험들을 한 번씩은 다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결론으로는 ‘통장에 돈이 하나도 없는 게 차라리 속 편합니다.’라고 농담 식으로 이야기 하였습니다.

사제들은 이렇게 어차피 거저 받는 것 신자들에게 거저 내어주어야 한다는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랑하면 다 주는 법입니다. 주님의 제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가진 것이 많건 적건 다 주려고 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부모님의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보니 신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성직자들은 먹고 살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신자들이 내는 봉헌으로 의식주를 해결합니다.

  따라서 사제라고 하여 일방적으로 신자들에게 무엇을 해 주는 것만도 아니고 신자들이라고 무엇을 받기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부모님과 자녀간의 사랑이 서로 주고받음으로써 확인되듯,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들과 신자들과의 관계도 그런 가족적인 관계가 되기를 희망하셨던 것입니다.

  이런 가족과 같은 깊은 관계가 사제와 신자 간에 형성되지 않는다면 교회는 정말 삭막할 것입니다. 사랑은 관계 맺는 것이기 때문에 그 좋은 사랑의 실천이 먼저 사제와 신자들 간에 실천되어야 합니다.

  저의 동기 사제는 고해성사를 주다가 한 신자에게 멱살을 잡혔습니다. 사제와 신자 사이에 가족과 같은 사랑의 관계가 잘 이뤄졌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제는 직장인이 아닙니다. 신자와 한 가족입니다.

  자녀가 있어야 부모가 되는 것처럼 신자들이 있어야 사제가 있는 것입니다. 목자가 없는 양이 없듯이 신자들도 사제를 필요로 합니다. 이 관계는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이기 때문에 사제는 신자들을 자녀들을 사랑하듯이 대하고 신자들은 주님의 일꾼들을 부모님 대하듯이 하는 가족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  로마에서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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