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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 2013.10.30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30 조회수465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10.30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로마8,26-30 루카13,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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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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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선물입니다.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눈만 열리면 하느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임을 깨닫습니다.

아침 성무일도 찬미가 1연 역시

우리가 살 고 있는 세상이 선물임을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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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넓은 창공 만드신 이여/어두운 밤이 오면 달빛 주시고

낮에는 변함없이 햇빛 주시어/올바른 궤도 따 라 돌게 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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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기쁨은 주시는 기쁨, 선물하시는 기쁨임을 깨닫습니다.

이어 사무엘 찬가 중(사무 상2,1-10) 다음 두 구절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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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죽음을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며

  명부에 내려 보내고 올라오게 하시는 분도 주님이시 도다.

  빈궁과 부요를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며 주님은 낮추시고 또 높이 올리시는 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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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인명은 재천이라, 하느님이 주시고 하느님의 가져가시는 것이라 고백합니다.

우리의 하루하루 또한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활짝 열린 미래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선물로 받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그저 하루하루 선물 주시는 대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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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서 미사를 봉헌한다는 것 역시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순전히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온 인생은

그대로 하느님 선물의 축적이자 하느님 사랑의 빚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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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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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한량없는 선물을 주신 주님은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바로 이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만이 주님 선물에 대한 최상의 보답임을 깨닫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쓰는 삶은 무엇인지 그 묵상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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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늘 주님을 사랑하는 삶, 바로 이게 좁은 문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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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게 좁은 문이자 좁은 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할 수 있게 합니다.

살다보면 주님을 잊고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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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룹니다.

모든 영성생활의 원동력이 주님 사랑입니다.

주님 향한 열렬한 사랑만이

좁은 문에 좌절하거나 절망함이 없이 그 문을 통과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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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끊임없이 자기를 버리는 삶, 바로 이게 좁은 문의 삶입니다.

우리의 모든 수행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가 자기를 버리는 비우는 수행입니다.

자기를 끊임없이 버리고 비워갈 때 깨끗한 마음, 겸손한 마음이 되어 주님을 만납니다.

나이 들어 갈수록 아름다워지는 비결은 겸손 하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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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삶에서 직면하는 모든 어렵고 힘든 일들은

자기를 버리고 비우는 겸손을 수행하는 방편으로 삼을 때

좁은 문의 통과도 용이해집니다.

이런 자기를 버리는 일은 억지로가 아닌 자발적 기쁨으로 할 때 덕입니다.

바로 주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이 자발적 자기 버림의 비결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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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삶, 바로 이게 좁은 문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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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 평범한 삶이 바로 비범하고 위대합니다.

바로 이게 좁은 문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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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갈수록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고 말합니다.

갈수록 무거워지는 삶의 십자가, 삶의 짐입니다.

하여 영원한 현역인 하느님의 전사인 우리들입니다.

죽을 때까지 자기 고유의 십자가를 지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온갖 힘을 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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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약함에 비관할 것은 추호도 없습니다.

성령께서는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들을 위하여 간구하시며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힘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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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주님을 따르는 삶, 바로 이게 좁은 문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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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따르는 삶은 내 뜻대로가 아닌 주님 뜻대로의 삶입니다.

주님 뜻대로가 아닌 내 뜻대로 주님과 무관한 삶을 살 때 주님을 만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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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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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에서 보다시피

주님과 함께 했지만 내적으로 주님과 무관한 삶을 살다가 내쫓김 당한 이들입니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주님으로부터 ‘나는 모른다.’라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당황스럽겠는지요.

진정 주님의 뜻대로 주님을 따를 때 우리는 주님을 알고 주님 또한 우리를 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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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따르는 삶, 좁은 문의 삶은 빠르고 쉽고 편한 삶이 아니라 때로 느리고 힘들고 불편한 삶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길만이 생명의 길, 진리의 길, 구원의 길입니다.

얼마나 많은 거짓 길들이 우리를 유혹하는 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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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이르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진정한 평화와 기쁨은, 행복은 주님을 따르는 좁은 문의 삶에 있습니다.

분도 성인도 당신 수도승들인 우리에게

좁은 문에 놀라 도피하지 말고 백절불굴의 기백으로 항구할 것을 격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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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놀래어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말라.

그러면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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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좁은 문이지만

좁은 문에 들어가도록 항구히 노력할 때 내적으로는 감미로운 넓은 문이 됩니다.

이 좁은 문의 역설적 기쁨의 맛은 맛 본 이 만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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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사 대천명의 삶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하느님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100% 내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는 삶이

바로 진인사 대천명의 삶이자 좁은 문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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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좁은 문의 삶에 항구할 수 있는 은총과 힘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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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저의 바위시옵니다.”(시편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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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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