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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대한 능력으로 장난치기-판관기64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3 조회수456 추천수2 반대(0) 신고

위대한 능력으로 장난치기-판관기64
 
  <생명의 말씀>
  그러나 그들은 삼손이 무서워서 들러리를 삼십 명이나 뽑아 함께 머물게 하였다. 그 자리에서 삼손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수수께끼 하나를 낼 터이니, 잔치가 계속되는 이렛 동안 생각해서 맞혀 보게. 알아 내기만 하면 내가 모시옷 서른 벌과 예복 서른 벌을 내지. 그러나 맞혀 내지 못하면 자네들이 나에게 모시옷 서른 벌과 예복 서른 벌을 내야 하네." 그들은 좋다고 하면서 수수께끼를 말해 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수수께끼를 내놓았다. "먹는 자에게서 먹는 것이 나오고 힘센 자에게서 단 것이 나오는데, 그것이 무엇인가?" 그들은 사흘이 지나도록 그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다. (판관기 14:11-14)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결국 삼손은 블레셋 여자와 결혼하러 갔고 블레셋 사람들의 풍속대로 잔치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삼손은 이스라엘 사람으로서 그리고 하느님께 서약한 나지르인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을 해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삼손은 거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사자를 찢어 죽이고 그 시체에서 꿀을 떼어서 먹은 일을 가지고 블레셋 사람들에게 장난을 칩니다. 시체 옆에 가서 부정을 타는 일을 일절 하지 말아야 하는 나지르인인 삼손이 자신이 저지른 죄악을 가지고 반성하기는커녕 수수께끼를 만들어서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삼손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구하라고 주신 위대한 능력을 먼저는 자기 욕망을 채우는 쪽에 사용하더니 이제는 심심풀이 땅콩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삼손의 인생은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망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 합니다. 자기 능력으로 자기를 과시하기에 그리고 즐기기에 온 힘을 쏟고 있어서 영적 분별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제일 처음 찾아오는 그러나 뿌리치기 가장 힘든 유혹은 바로 그 능력을 너만을 위해서 사용해 보라는 것인데 삼손은 이 유혹에 아예 저항할 생각조차 갖지 못 하고 처음부터 무너져 버립니다.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서 받으셨던 유혹에 대한 예수님의 대응을 생각해 보면 삼손과 예수님은 같은 유혹에 정반대의 반응을 보인 두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탄: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예수님: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사탄: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예수님: 성경에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사탄: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예수님: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위대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이러한 유혹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어떤 능력이라도 그것을 나 자신만을 위해서 사용하겠다는 마음을 먹기 시작할 때 이미 벌써 유혹자의 작업은 우리 안에서 시작된 것이고, 그 작업은 우리를 삼손이 갔던 길로 인도해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각자에게 사명(mission)과 그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달란트를 주셔서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그 사명과 달란트가 크든 작든, 그것은 결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안목으로 인생을 넓게 보고 섬기는 삶을 살려 하지 않고, 나만을 위한 삶을 살려고 할 때 세상적으로는 화려하고 성공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인생은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망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망가지는 삶의 구체적인 모습은 앞으로 펼쳐지는 삼손의 삶을 통해서 하나하나 나타납니다. 오늘의 이야기에서는 위대한 능력으로 장난치는 정도에 그치지만 다음의 이야기에는 위대한 능력을 자기 분풀이하는 데 사용해 버리는 삼손을 만나게 됩니다. 갈수록 분별이 없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판관기의 기록자가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위해서 위대한 업적을 전혀 남기지 못한 판관 삼손의 이야기를 이렇게 길고 자세하게 기록해 놓은 이유가 - 제가 묵상하기에는- 후대의 신앙인들이 삼손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기를 원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하느님이 주신 능력으로 자기 쾌락을 추구하고 또 그 능력으로 농담따먹기식 장난을 치면서도 성찰이나 분별이 없는 사람 삼손의 삶을 잘 보고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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