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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4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03 조회수926 추천수20 반대(0) 신고
 

9월 4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 루카 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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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베드로 사도의 빛나는 순명>


   낚시를 갔을 때 상당히 기분 안 좋을 때가 있습니다.


   안 그래도 온종일 허탕을 쳐서 허탈해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 바로 옆에 쪼그리고 앉습니다. 담배를 한 대 꼬나물고서는 묻습니다. “많이 잡았어요?” 그러면서 허락도 없이 텅텅 빈 남의 빈 어망을 들쳐봅니다. 그리고는 한심하다는 듯이 씩 웃습니다.


   이어서 전문가라도 되는 듯이 미끼를 바꿔 보라는 둥, 저쪽이 더 낫다는 둥, 사설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도 비슷한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한몫 단단히 봐야겠다는 꿈을 품었던 베드로 사도의 일행들은 의기양양하게 밤 출조를 나갔습니다.


   물때도 맞겠다, 수온도 적당하겠다, 모든 것이 다 갖춰졌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그 밤에는 고기 얼굴조차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애간장이 탄 어부들은 이리 저리 포인트를 옮겨 다니면서 계속 그물을 쳤지만 소득이 전혀 없었습니다. 완전히 허탕을 쳤습니다. 기진맥진해있는 베드로 사도 일행은 쓰린 속을 달래며 그물을 씻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베드로 사도의 기분, 어땠을까요? 참담 그 자체였겠지요. 피곤에 쩔었겠습니다. 스트레스는 하늘을 찔렀을 것입니다. 그는 레저 활동삼아 출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생계의 수단으로 출조했던 것입니다.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 있었을 것입니다.


   그 순간 예수님께서 한 말씀을 던지십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베드로 사도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지금 불난데 부채질 하시는 겁니까? 누구 약 올리기로 작정하셨습니까? 제가 이 분야에 종사한지 20년입니다. 오늘만큼은 어부 할아버지라도 못 잡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의 대답을 보십시오. 꾹 눌러 참고 이렇게 말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순명 정신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분명히 아닙니다. 그러나 스승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럼 말씀대로 해보겠습니다.”


   다들 가기 싫어하는 임지를 자청해서 선택하는 형제들, 생각만 해도 부담스런 봉사 직을 기꺼이 수락하는 형제들을 존경스런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책임에 따른 부담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원하시니 기꺼이 수락하는 것입니다.


   “정말 이 직책 너무나 싫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수여하시니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주님, 정말 이 길 가기 싫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가라시니 한번 가보겠습니다.”


   “주님 이 십자가 정말 지기 싫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얹어주시니 지고 가는 수밖에요.”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9번 / 주를 따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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