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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의 말씀(주님 성지주일) ‘바보’ 같은 당신 모습 / 김상우바오로 신부
작성자김종업로마노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10 조회수1,952 추천수1 반대(0) 신고

 


주님 수난 성지 주일 6

 

생명의 말씀(서울주보 2022. 4. 10. 주님 성지주일)

 

바보’ 같은 당신 모습

김상우바오로 신부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동유럽 국가 간 전쟁정치인들의 내로남불’, 

이성을 향한 혐오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듣게 됩니다.

이 사회현상은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긴장과 갈등,

역지사지의 부재권리 주장과 의무 준수 사이의 불균형에 젖어있음을 말해줍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나의 아픔만 바라보는 것은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충분히 생각하거나 배려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지도 성찰해 봅니다.

그러면 이 주제와 관련하여 오늘의 성경 말씀은 어떤 길을 안내합니까?

 

1독서(이사 50,4-7)

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이사 50,6)라며

고통 받는 주님의 종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그의 모습은 무기력하고 답답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바보’ 같은 모습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통에 관한 예언입니다.

 

2독서(필리 2,6-11)에 따르면,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7-8)라는 내용이 소개됩니다.

무한 경쟁 시대에 다른 이를 밟고 올라서도록 강요하는 암묵적인 분위기 속에서

주님의 이런 모습은 그저 바보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성경 구절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 죽음도 마다하지 않으신

그리스도의 겸손과 순종에 관한 초대 교회 공동체의 신앙고백입니다.

 

한편 그리스도의 수난기(루카 22,14-23,56) 장면은

오늘 미사 초반에 들었던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장면(루카 19,28-40)과 대조적입니다.

군중은 예수님을 찬미하며 당장이라도 왕으로 모실 기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분을 비난하며 모른 체할 것입니다.

급기야 주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바보처럼 외롭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우리의 모습이 

예루살렘 입성 때 주님을 향해 환호했던 군중과 닮아있지는 않습니까?

우리 자신의 이득과 직결될 때는 웃는 얼굴을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상대방을 모른 체하거나 비난하며

마녀사냥까지 서슴지 않는 우리의 모습이 예루살렘 군중과 닮아있지는 않습니까?

그들의 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대신하여 십자가 고통과 수난을 겸손과 순종으로 받아들이신 예수님께서,

2022년에도 우리의 죄이기심공감 능력 부족무관심의 죄-를 대신하여

바보’ 같은 모습으로 온몸을 짓누르는 십자가를 어깨에 짊어지십니다.

우리 죄를 대신하여 고통과 수난을 기꺼이 받아들이시는

바보’ 같은 모습의 주님을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만나고 있습니까?

 

 

 

 

 

2020년 가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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