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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품과 예술품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30 조회수455 추천수2 반대(0) 신고

현대 물질 문명의 발전은 인간 생활에 계산할 수 없으리만큼, 막대한 유익을 끼쳐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반작용 또한 간과할 수가 없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문명의 뒤안길에는, 극렬한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기상천외한 발상이 요구되며, 점차 그것은 모두가 수용하는 상식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는 변화를 요구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엽기적인 것들이 박수를 받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이름조차,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혐오스러운 단어를 굳이 선택하기도 합니다.

 

경쟁은 도를 지나쳐,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며, 기쁨과 평안의 가치를 망각합니다.

삶에 질려, 안식처를 찾아 일상에서 도피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경쟁력만이 살아남을 길로 꼽는 현대입니다.

다른 이의 추격을 불허하는 독자적 상품(?)이 되기 위하여, 맹렬하게 달리는 것입니다.

한 순간을 방심할 수 없도록 만드는 현대사회입니다.

 

그 결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본연의 인간본성을 벗어난, 이방인이 되어 점차 삭막한 세상을 건설합니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무엇을 위하여 이렇게 질주하는 것일까? 의 해답을 생각하지도 않은 채, 누군가에 의해 떠밀리듯이 달리는 현대인입니다.

행복을 추구하여 시작한 일들일진대, 오히려 초조하게 만들고 무기력, 무의미, 무가치의 실현일 뿐입니다.

 

남보다 조금 덜 가지고, 조금 덜 누려도 삶의 의미가 있고, 가치가 창출되는 일들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인정을 받고, 스스로의 인정을 받는 일들의 고달픔에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힘이 다하여도, 다시 솟아납니다.

바로 이들에 의해 오염된 세상은 맑게 정화됩니다.

때로, 높은 파도에 휩쓸려 스스로를 지탱하기조차 힘이 들 때도 많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지키기가 힘겹기도 합니다.

 

전에 없이 넉넉하고 너그러워져 순리를 이해(인정)하는, 귀가 쉬워지는 이순의 육십대가 되어서인지, 요즘 젊은 이들의 분투가 안쓰럽기도 합니다.

꼭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지..

좀 덜 가지고, 여유로운 인간다운 삶으로의 환원은?

뛰어난 5%의 사람이 95%를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뛰어난 하나가 되기 위해 돌진하는 현대사회-

꼭 그래야만 하는 건지?

그 종착점은 어느 곳이 될지,

경쟁의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으려, 잠을 잊고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탈 인간화가 되어, 생소한 이방인이 되어버립니다.

 

봄에 심은, 어른 손바닥보다 더 큰 키위나뭇잎 줄기가 줄을 타고 창문을 지나 하늘을 향하여 올라갑니다.

이 푸른 나뭇잎들이 아니면, 어디서 숨 한번 크게 쉬어볼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연의 넓은 품은 현대인들의 답답한 가슴에 깨끗한 산소를 마음껏 들이켜 줍니다.

많은 연봉, 좋은 직장을 그만 두고 불현듯, 자연으로 돌아가 단순하고, 단조로운 삶을 찾는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경쟁시대의 뜨거운 열에 달구어져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우리보다 앞서 물질 만능의 해독을 겪어낸 그 사람들이 이제는 이해가 됩니다.

 

밀레나 고갱은 삶을 전환하여 자연에 묻혀 뛰어난 예술품을 창조하였습니다.

그 결과, 상품이 아닌, 예술품을 만들었습니다.

고난을 피한 신고(辛苦)가 아니라면, 예술품이 탄생하지 않습니다.

고난을 피하게 하여 주실 것을 기도하기보다, 하느님께서 주신 그 고난의 과제를 반겨, 승화시키는 작업이 바로 예술일 것입니다.

2008년 7월 21일 오전 11시 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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