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7월 30일 야곱의 우물- 마태 13, 44-46 묵상/ 보물을 보거든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30 조회수532 추천수5 반대(0) 신고
보물을 보거든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또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마태 13,44-­46)
 
 
 
 
◆살다 보면 창졸간에 인생관이 뒤바뀌고 상식이 뒤집히는 계기를 몇 번은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그런 사건으로 지혜로운 눈을 뜨기도 하고, 때로는 인정사정없는 망나니의 길을 가기도 합니다. 오래전에 깊은 인상을 받은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옛날 인도에서 피팔라야나라는 젊은이가 밭을 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자기가 파놓은 흙구덩이에 벌레가 한 마리 꿈틀거리는 걸 보는가 했는데 새가 날아와 벌레를 물고 가버렸습니다.
 
마침 같은 시각에 그의 아내도 다른 곳에서 참깨를 널어 말리는데, 참깨 사이에서 꿈틀거리던 벌레를 새가 날아와 잡아먹는 모습을 보고는 크게 깨달았습니다. 같은 순간 젊은 부부는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살생의 죄악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체득했습니다. 그 커다란 깨달음으로 자신을 갈고 닦기 위해 두 사람은 출가해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그 남편이 바로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마하카샤파입니다.
 
그리스도교에도 그런 소중한 각성과 구원을 향한 초대가 무수히 많은 사람에게 일어납니다. 바오로 사도의 회심이 가장 유명한 예가 되겠습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수도자·성직자·신자들이 영생의 신비를 발견하고 극적인 인생 반전을 겪습니다. 물론 불교에서는 깨달음이라는 보석에 방점을 치지만, 그리스도교에서는 ‘가진 것을 다 팔아’ 차지할 가치가 있음에 밑줄을 긋겠지요.
 
제 오랜 친구도 할머니 모시고 루르드로 효도관광을 갔다가 순백의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뭘 보기라도 했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할머니 어깨를 안고 무릎을 꿇었는데 이렇게 사는 게 아니지, 하는 독백이 나오더라고 하더군요. 정말 그것뿐이었는지 짓궂게 묻는 제게 친구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듣거나 보지 못했다. 다만 구원의 영광을 내가 왜 마다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언젠가 신부님의 강론 가운데 밭에 숨겨진 보물과 좋은 진주가 모두에게 숨겨져 있으니 열심히 찾아보라고 하시는 말씀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자꾸 여쭈어 봅니다. 그 보물, 정말 제 안에도 숨겨두신 건가요?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요? 말씀과 표징의 기록과 무수한 증언을 앞에 두고도 이렇게 헤매지만, 그래도 낙담하지는 않습니다.
여상훈(도서출판 시유시)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